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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의 탕평책, 압도적 여소야대 극복할 대안 될 수도
총선 참패란 엄중한 현실에 직면한 윤석열 정권이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를 비롯한 인적 쇄신을 공언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적 쇄신은 국정쇄신을 이끌 화급한 현안이다. 17일에는 한덕수 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마저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다. 여기다 신설이 검토되는 정무장관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거론됐다. 대통령실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고, 정치권은 저마다 날카로운 입장을 표명했다.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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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醫政(의정) 갈등' 두 달째…사회적 협의로 돌파구 찾아야
정부가 17일 시니어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퇴직을 앞둔 의사들을 활용해 두 달째 이어지는 의료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기대효과가 낮은 미봉책일 뿐이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근본적 위기를 극복하긴 어렵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의정갈등은 총선이 끝난 뒤에도 악화되고 있다. 더 이상 정부와 의료계에만 사태 해결을 맡겨둬서는 진전을 보기 어렵다. 각계전문가와 정치권, 국민이 참여하는 대화 창구를 통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정부와 정치권의 의정갈등 해법은 사회적 대타협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윤석..
[사설] 중동發 경제위기 우려 심화, 즉각적 선제대응 시급하다
국내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가시화된 중동발 리스크가 대형 악재로 작용, 환율·주식·유가 등 거의 모든 분야가 출렁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 최근 일주일 사이 4%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중국 소비지표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불안감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가 추이를 면밀히 체크하고 분석하면서 즉각적·선제적 조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환율시장은 요동치고 주식시장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고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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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충분한 휴식으로 봄철 졸음운전 예방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고속도로 나들이 차량도 증가하고 있다. 봄철 졸음운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때다.지난 5년간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의 관할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96명이다. 이 중 졸음, 주시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71명(연평균 1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졸음운전은 돌발상황에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제동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충격을 받는 점에서 다른 어떤 사고보다 그 결과가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4월은 따뜻한 봄기운과 큰 일교차로 졸음운전 사고가 매우 많은 시기여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봄철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식이다. 고속도로를 2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 최소 15분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한다. 피로가 느껴지거나 긴장감이 풀린다고 생각할 때는 주저 없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운전자들의 자발적 휴식 참여와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전국 고속도로 이용자를 대상으로 '땡큐'(졸음 땡! 휴식 큐!)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최초 주행 60분 후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포인트로 커피쿠폰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가입방법은 모바일에서 '위드라이브' 앱을 다운 받은 뒤 휴식참여에 대한 동의를 완료하면 된다. 졸음사고를 줄이고 상품도 받는 1석 2조 방법이니 많은 이용 바란다.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추풍령, 김천, 칠곡, 성주 등 지역 14개소에 화물차 운전자들의 휴식을 위한 'ex화물차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샤워시설과 수면시설도 구비돼 있으니 일반차량 운전자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졸음쉼터, 주유소, ex화물차라운지에서 '졸음 확! 깨는 얼음생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캠페인 진행 시 누구나 무료로 얼음 생수를 받을 수 있으니 충분한 휴식과 함께 졸음 운전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한국도로공사는 도로를 개량하고 안전시설물을 확충하며 운전자의 안전의식 제고를 통해 교통사고 예방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그러나 사고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성숙한 교통 안전의식이다. 졸음운전은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항상 경각심을 갖고 잠깐의 휴식이 나와 타인의 생명을 보호해 준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자.배병훈(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배병훈(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
[더 나은 세상]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농업기술 적용 시급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 계절은 항상 희망과 밝은 미래를 상징해왔다. 그만큼 봄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날씨를 제공하고, 또 식물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봄이라는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겨울철은 북극의 바람을 차단해주는 제트 기류가 약화하여 매서운 북극 바람이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와 예년보다 더 춥고 또 여름은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으로 더 덥고, 더 빨리 찾아와 봄이라는 계절이 짧게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이렇게 되면서 자연계에서는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식물들은 봄철에 꽃을 피우는 시기가 제각각이었다. 꽃의 개화는 대기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봄이 길면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지만 봄이 짧다 보니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금방 여름이 찾아오게 되었다. 3~4개월의 봄철 동안에 각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기가 각기 달라서 봄 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었으나, 짧아진 봄 탓에 식물들의 개화 시기가 압축되어 마치 식물의 종류에 따라 각각 시기가 다른 개화기가 없어지고 여러 가지 꽃들이 한 시기에 피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실제로 과거에는 개나리가 모두 지고 벚꽃이 피었는데, 요즘은 개나리, 벚꽃, 복사꽃이 한 번에 다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벌들이 꿀을 딸 수 있는 시기가 짧아져 벌들도 영양공급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벌의 기생충인 응애가 창궐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벌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개화기에는 항상 맑은 날이 많았으나, 최근의 기후변화 추세는 개화기인 봄철에 비가 많이 온다는 것이다. 개화기에 비가 많이 오면 낙화 피해가 발생하고 또 과도한 수분으로 꽃샘추위 기간에 냉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요즘 사과값이 소고깃값보다 비싸다고 한다. 이는 작년 사과의 개화기에 비가 자주 와서 낙화 피해가 컸고 지난가을에 사과의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22년에 전남 나주의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배나무밭에 설치했는데 그해에도 개화기에 비가 많이 와서 낙화 피해가 극심했다고 한다. 다행히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비를 막아주어 시설 아래의 배나무에는 낙화 피해가 최소화되어 배의 생산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4월 초 제주에는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씨가 많아 멜론 등 과일 농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고, 전라남도도 역시 비가 많이 와서 양파와 봄 채소의 성장이 둔해지고 높은 습도로 노균병 등 병해가 많이 발생해서 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를 보았다.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환경과 섭생 그리고 생태계는 미세하게 변화하고 그것이 누적되면 인류에게 예기치 못한 큰 피해가 돌아온다. 기후변화를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그것은 매우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적응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은 언제든지 시도될 수 있고, 우수한 기술은 시급하게 보급되어야 한다. 모든 새로운 시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따져보고 현재의 문제에 대안이 되고,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더 크다면 나쁜 점을 개선하면서 과감하게, 조속히 적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정재학 영남대 교수
[박규완 칼럼] 통합의 길 '제3의 길'
좌파이면서도 우파 같은 정치인이 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다. 41세에 노동당 대표를 맡은 뒤 44세 때 총리에 올랐다. 1997년 5월부터 10년간 재임한 두 번째 장수 총리다. 진보 정당의 블레어 총리는 좌파 도그마에서 벗어나 역동적인 시장경제와 일자리 중심 정책을 펼치며 복지국가 영국의 비효율을 개혁했다. 좌파의 사회적 형평성과 우파의 경제 효율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취적 '정치 DNA'에다 준수한 외모, 세련된 매너를 겸비한 블레어는 대중적 인기가 높았다. 블레어 정부의 정책 브레인이 런던정치경제대 교수 앤서니 기든스다. 신자유주의와 사회민주주의를 다 반대하며 '제3의 길'이란 새로운 사회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우파이면서 좌파 같은 정치인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가 주창한 혁신보수론엔 한국판 '제3의 길'의 정치철학이 녹아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이던 2015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기조와는 사뭇 결이 달랐다. 결국 배신자 낙인이 찍히면서 밀려났다. 여당의 아웃라이어 유 전 의원은 지금도 여전히 '따뜻하고 진취적인 보수'를 추구한다.김대중 정부는 '제3의 길'의 시험대였다. 김대중은 박정희 정권에서 모진 핍박을 받았다. 중앙정보부 요원에 납치돼 현해탄 바다에 수장(水葬)될 뻔도 했다. 그럼에도 김대중은 대통령이 된 후엔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개인적 은원(恩怨)만 따졌다면 박정희 기념관 건립 약속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은 김대중 어록의 백미다. 마치 '제3의 길'의 가치와 정체성을 응축한 경구 같다. 김대중은 진보 대통령이었지만 시장경제의 도도한 흐름을 존중했다. 시장경제의 물꼬를 틀어막은 문재인 정부와 달랐다. 내각 경제팀엔 보수 성향의 전문 관료를 주로 기용했다.4·10 총선 후 새로 생겨난 사자성어가 있다. '서파동빨'이다. 실제 총선 당선자 지도를 보면 서쪽은 파랗게 동쪽은 빨갛게 물들었다. 108대 192의 여소야대와 '서파동빨'의 정치지형. 윤석열 정부 앞에 놓인 '불편한 현실'이다. 이 난삽한 구도를 타개할 방책이 '제3의 길'이다. 물론 실천은 쉽지 않다. 국정기조 전환이 전제돼야 하는 까닭이다. 무분별한 감세 정책을 고수하거나 대통령 거부권을 반복하면 협치는 멀어진다. 팬덤 정치를 지양하고 '아스팔트 우파'와 단절하며 부자감세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리한 방송 장악을 중단하고 인사 청문회를 무력화하는 독선도 버려야 한다.신임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임명이 협치와 통합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낙점 인물에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동관 비서실장'이라면 불통과 독선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정운영 철학을 바꿔야 한다. 정부의 정책 입안 때 진보의 가치를 살짝 녹여내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정책 스펙트럼을 넓히자는 뜻이다. 코드 인사는 접어두자. 이념의 경계를 허무는 실용 인사가 필요하다. 진영논리는 땅속에 묻는 게 낫겠다. 진영논리에 집착하면 국정 추동의 원심력이 작동하지 않는다. '제3의 길'도 국민통합의 길도 열리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앤서니 기든스의 저작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와 '제3의 길'의 일독을 권한다. 논설위원박규완 논설위원
[영남타워] 도로 영남당이 아니라 원래 영남당
최근 필자는 지역의 한 다선 의원과 전화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고민의 이유는 간단하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대구 출신인데, 또 대구·경북(TK) 출신이 나서면 타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클 것이란 것이다. 언론도 자신에게 '도로 영남당'이란 꼬리표를 붙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필자는 "당을 위기에서 건져낼 능력과 자신이 있다면 출마하시라"고 했다.국민의힘과 그 전신이었던 수많은 보수정당의 태생은 TK였다.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은 TK 지역구 25석을 기본으로 깔고 간다. 출발점이 '0'이 아닌, '25'라는 것이다. 보수정당은 총선과 대선 등 위기 때마다 TK를 찾아 '보수의 심장' '보수의 성지'란 극찬을 쏟아내며 한 표를 호소한다. 하지만 총선이나 대선에서 패배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영남당 이미지가 문제라며 TK 손절(損切)을 시전한다. 그때마다 지역 의원들은 무슨 죄인이라도 된 듯 아무 말 못 하고 눈치만 봤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참패 후 동일한 패턴을 반복했다. 영남당 이미지를 벗기 위해 차기 당 지도부는 수도권 의원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뒤돌아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당의 위기와 21대 총선에서도 TK 유권자들은 흔들림 없이 보수정당에 지지를 보냈다. TK가 없었다면 보수정당은 이미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거나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TK는 보수정당을 향해 미련할 정도로 절대적 지지를 보낸다. 미워도 밀어줬고, 싫어하면서도 믿어줬다. 그랬는데 지금 와서 도로 영남당이란다. 마치 '물에 빠진 사람 살려줬더니, 내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다. 필자는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영남이 아니라 수도권 정치인들이라고 단언한다. 지도부가 영남권으로 채워지면 당 이미지에 좋지 않고, 수도권 민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수도권 정치인들이 진작에 나섰으면 될 일이었다.수도권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왜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못해 놓고 이제 와서 영남을 탓하는 것일까. TK 등 영남권 의원들이 자신들을 추대해주길 기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에서 경쟁을 통한 권력 쟁취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TK 의원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했지만 필자가 보기엔 국민의힘 소속 수도권 정치인들이야말로, 게으르고 살찐 고양이 같다. 자신들의 무능력에 대한 반성 없이 잘되면 자기들 덕분이고, 잘못되면 영남 탓만 하는 것 같다. 국민의힘이 지금 걱정해야 할 것은 도로 영남당이 아니다. 국민이 인정할 정도의 뼈를 깎는 혁신이 절실하다. 그리고 4년, 8년 뒤를 내다보는 인재 육성에 지금부터라도 나서야 한다. 대통령에게도 눈치 그만 보고 직언할 수 있는 강직함을 겸비해야 한다.지금처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TK 민심도 보수정당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미 투표율에서 이런 위기감은 현실이 되고 있다. 대구는 최근 5차례 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번 22대 총선도 TK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적지 않은 TK 민심이 보수정당에 실망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이런 실망이 분노로 이어지고, 표심으로 나타난다면 TK에서 국민의힘과 같은 보수정당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임 호 서울 정치부장
[자유성] 상상하는 AI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놀라운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다. 이 같은 추세라면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나올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특이점(singularity)'의 도래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 특이점 시점이 2045년쯤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요즘 AI업계에선 향후 5년 안팎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AI 모델의 능력이 내년 말 정도엔 인간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언급한 새 모델은 범용인공지능(AGI)이다.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여러 분야에 두루 쓰이는 AI로, '강(强)인공지능'이라고도 한다. 인간 지시에만 따르는 '약(弱)인공지능'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실제로 AGI는 인간 이상의 학습 및 추론 능력을 갖추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상호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배우지 않은 개념을 스스로 떠올리는 창의성과 상상력까지 갖추게 된다. 이는 AI가 어떤 이유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모르게 된다는 의미다.특이점을 넘어서는 AGI의 출현은 수많은 철학적 난제를 던진다. 무엇보다 기계가 자의식 혹은 자유의지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만약 이를 인정하게 되면 인간의 지위는 신(神)의 능력에 버금가는 AI의 발아래에 놓일 수도 있다. 이미 미국에선 AI를 신으로 모시는 신흥 종교가 생겼다. AI가 창조할 미래 모습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허석윤 논설위원
총선 참패란 엄중한 현실에 직면한 윤석열 정권이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를 비롯한 인적 쇄신을 공언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적 쇄신은 국정쇄신을 이끌 화급한 현안이다. 17일에는 한덕수 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마저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권의 핵심 인물이었다. 여기다 신설이 검토되는 정무장관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거론됐다. 대통령실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고, 정치권은 저마다 날카로운 입장을 표명했다. 여권 내에서는 보수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총선 민의를 반영하려면 고려할 만한 카드라는 논평도 상존했다. 민주당은 '야당 분열책' '이간계'란 표현을 동원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김부겸 전 총리 기용설이 나왔을 때도 민주당은 발끈한 바 있다.야권 인사의 기용은 여론을 떠보는 '애드벌룬 성격'도 강해 보인다. 그만큼 윤석열 정권의 향후 행보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권의 적통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인물을 내세우기도, 반대편 인물들을 차용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윤 정권은 이번 4·10총선으로 집권 5년 내내 과반수를 월등히 확보한 입법부를 마주한 첫 정부가 됐다. 현실적으로 탕평책에 준하는 협치 없이는 정권이 온전히 작동될 수 없다. 정치권 특히 집권당 수뇌부는 이 같은 난해한 권력구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적의 조합을 고심하고 또 고심해야 하는 배경이다. 숙고의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윤 정권은 인선의 시야를 넓혀야 한다. 더 이상의 인사 패착은 회복할 수 없는 실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17일 시니어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퇴직을 앞둔 의사들을 활용해 두 달째 이어지는 의료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는 기대효과가 낮은 미봉책일 뿐이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근본적 위기를 극복하긴 어렵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의정갈등은 총선이 끝난 뒤에도 악화되고 있다. 더 이상 정부와 의료계에만 사태 해결을 맡겨둬서는 진전을 보기 어렵다. 각계전문가와 정치권, 국민이 참여하는 대화 창구를 통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정부와 정치권의 의정갈등 해법은 사회적 대타협에 방점이 찍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초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신설 방침을 밝혔다. 이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의료개혁과 관련한 국회와의 협력 필요성도 거론했다. 이는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건의료계 공론화 특위' 구성 제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 의료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에 여야만 추가하면 국회 특위가 되는 것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의정 교착 상태를 푸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협의체에 대한 의료계 반응은 싸늘하다. 의대 증원 철회 없이는 어떤 타협도 않겠다는 입장에서 한 치 변함이 없다.의사단체와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대화를 원한다면 의료계와 '일 대 일' 방식이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의료 전문가도 아닌 국민이 중간에 끼어서 정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의사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면 이럴 수는 없다. 의정갈등 최대 피해자인 국민을 배제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의료계는 언제까지 국민을 등질 것인가.
국내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가시화된 중동발 리스크가 대형 악재로 작용, 환율·주식·유가 등 거의 모든 분야가 출렁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 최근 일주일 사이 4%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중국 소비지표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불안감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가 추이를 면밀히 체크하고 분석하면서 즉각적·선제적 조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환율시장은 요동치고 주식시장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현상은 경제를 옥죄는 불청객이다. 자구책 마련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스라엘이 보복을 천명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만류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면서 전면전 가능성이 다소 낮아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금리는 투자의 방향성을 가리키는 주요 지표로 인식되고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고물가를 불러온다.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치기 때문에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돌발악재인 중동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기 전까지 우리 경제는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제정세에 연동 내지 종속되는 부분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먼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과도한 변동성이 감지되면 즉각적이고도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어 답답하긴 하지만 타이밍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
[기고]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며
매년 4월20일은 '장애인(障碍人)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약자로 인식되는 장애인의 지위를 향상하고 사기 진작을 위해 정한 기념일이다. 아마 대부분의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의 날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장애인이란 일반적으로 몸이나 마음에 장애나 결함이 있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장애'는 진화하는 개념이며, 손상을 가진 사람과 태도적, 환경적 장벽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유래한다. 그리고 장애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며 나라마다 장애의 범위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는 현재 약 2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에 해당하며 6가구당 1가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유형은 15개로 분류된다.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안면장애, 신장장애, 간장애, 호흡기장애, 장루·요루장애, 뇌전증장애,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정신장애 등이 있다. 장애는 한 개인이 갖고 있는 수많은 특성 중 하나이다. 동일한 장애유형이라고 해도 사례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을 줄 때는 먼저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도움이 필요하다면 장애인 스스로가 상대에게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 설명해 줄 것이다. 장애는 선천적장애와 후천적장애가 있는데, 전체 발생 원인의 73.5%가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누구도 장애인이 될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제 더 이상 장애는 남의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일들을 장애인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해석해 그 일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동참하겠다는 장애감수성이 필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필자도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에는 비장애인이었고 열심히 공부해 건축사시험에 합격했다. 성공한 건축사로서 주변에 부러울 것이 없었지만 어느 한순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3일 만에 깨어난 후 5급 장애인이 되었다. 몇 날 며칠을 좌절과 슬픔으로 보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대구한의대 김한식 교수님의 '장군 스피치'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필자는 비록 5급 장애인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게 세상 속에서 봉사와 희생으로 장군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위기와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위기에 굴복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이제 앞으로 필자에게 어떠한 위기가 찾아온다 해도 필자는 반드시 극복해나갈 것이다. 나는 장군이다. 그리고 반드시 장군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손인호 (대구시장애인골프협회 회장)손인호 (대구시장애인골프협회 회장)
[기고] 내 마음의 동성로
"잊기에는 추억의 낙서가 너무 많아/ 제발 잊으라는 그 말 하지 말아요/ 마주 바라보는 눈빛 하나로/ 내일을 꿈꾸며 사랑을 나누던 곳/ 아아아 내 마음의 동성로"1996년 발표된 가수 설운도가 부른 '내 마음의 동성로'의 가사 일부이다. 이 노래는 우방그룹이 협찬해 만들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 1990년대 대구 기업 트로이카 우방·청구·보성은 대구를 넘어 전국의 주택건설 시장을 호령하며 당시 대구 경제를 이끈 대구의 자랑이었다. 지금은 비록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이들 기업을 아직까지도 추억하는 대구 사람들이 많다. 6·25 전쟁 중 임시수도 시절에도, 경북의 중심도시였던 1960~70년대에도, 직할시로 승격한 1980년대에도, 광역시가 되고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으려는 지금까지도 대구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동성로이다. 대구 사람들에게 '시내에 나간다'는 말은 한곳을 지칭한다. 대구가 250만의 거대 도시로 성장하여 여러 개의 부도심이 생겨도 여전히 '시내에 간다'는 말은 동성로를 간다는 뜻이다. 그만큼 동성로는 대구의 심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동성로를 비롯한 대구 원도심은 대구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장소이다. 소설가 현진건은 계산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며 글을 썼을 것이고, 시인 이상화는 계산동 고택과 동성로를 거닐며 시상을 떠올렸을 것 같고, 대구 최초 다방 '아루스'를 개업한 화가 이인성에게도 동성로는 영감을 주는 장소였으며 우리나라 최초 음악다방 녹향(향촌동)이 만들어낸 감성도 동성로의 화려한 문화를 꽃피우는 촉매제였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3·1 운동의 함성과 염원이 아직까지도 느껴지는 만세길(동산동), 삼성상회를 창업한 호암 이병철의 피와 땀(인교동), 근대 개화기 대구와 함께한 선교사들의 헌신과 눈물(계산동)은 동성로를 비롯한 대구 원도심 지역의 정신적인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이러한 의미에서 동성로 상권을 다시 살리고 원도심을 다시 활성화시키자는 움직임은 대구를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한 부채 의식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대구의 심장인 동성로(CGV 대구한일~28아트스퀘어)에서 열리는 제6회 대구커피&베이커리 축제(4월23~24일)는 대구 시민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축제의 기본 방향이 대구 시민들과 커피와 빵을 함께 먹고 추억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주제관과 홍보부스를 통해 커피와 빵의 역사를 만나고, 대구의 심장인 동성로 땅을 밟으며 대구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향수를 만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의미의 축제가 어디 있겠는가.다가오는 4월23~24일, 대구 동성로에 꼭 오시라! 커피 한잔, 빵 한 조각 나누며 동성로가 만든 대구의 '찐' 문화를 만나고 싶다면 말이다. 이상철 (대구시 위생정책과 주무관)이상철 (대구시 위생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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