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전기차 질주 ‘가속도’…국내 10대 중 1대 친환경車

  • 손선우,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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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5 07:55  |  수정 2019-06-15 07:56  |  발행일 2019-06-15 제13면
자동차시장 지각변동
20190615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비싼 가격과 짧은 충전거리 등이 단점으로 꼽혀 전기(EV)의 대중화가 멀다는 전망과 달리,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량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또 2개월 전 정부가 허용한 LPG(액화석유가스)차 일반판매도 늘면서 내연기관차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1∼5월 순수내연 판매 전년比 7% 감소
보조금 제외 국산 하이브리드 14.5%↑
전기차도 국산 37.3%·수입 5배나 늘어

그린카 강세에 SUV도 하이브리드 바람
싼타페·투싼·코나 등 모델 추가될 예정
GV80 라인업에도 포함될 가능성 주목

LPG차 시장 확대도 내연기관엔 ‘악재’
현실적 친환경차로 연료비도 저렴 인기
르노삼성 LPG SM6·SM7 판매 쑥쑥

◆국내차 시장서 내연기관 판매 하락세 지속…전기차 위상은 높아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의 위상이 높아지는 반면, 순수 내연기관차의 퇴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올 1~5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을 제외한 순수 내연기관 승용차의 내수판매는 54만7천13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순수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는 47만1천13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수입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는 7만5천882대로 28.7% 줄었다.

국산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량은 2015년(129만5천73대) 정점을 찍었다. 이듬해는 129만1천321대로 소폭 감소했으나, 2017년(122만2천176대), 지난해(120만4천886대)까지 3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올 1~5월 친환경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0.6%로 지난해 1~5월 8%보다 2.6%포인트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올해부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판매 증가세는 지속됐다. 1~5월 국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만7천77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었다.

같은 모델도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는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 그랜저 내연기관 모델은 올 1~5월 판매가 3만3천482대로 1년 전보다 15.8% 줄었지만,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1만3천3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급증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판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 3월에만 3천61대가 팔려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 중 처음으로 월간 판매 3천대를 돌파했고, 1~4월 1만534대가 팔려 국산 하이브리드차 가운데 최단 기간 연간 누적판매 1만대를 넘었다.

기아차의 인기 판매 모델인 K7도 내연기관 모델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앞두고 전년 대비 판매가 18.7%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5.8% 늘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수입차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올 1~5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만3천525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2% 늘었다. 이에 따라 렉서스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7.9%(3위)로 지난해 같은 기간(4.6%)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했다.

전기차는 올해 보조금이 1대당 최대 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00만원 줄었지만, 판매량은 성장세를 보였다. 올 1∼5월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판매한 전기차는 2만2천142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3% 늘었으며, 수입 전기차는 5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전기차 판매 200만대…2025년 누적 판매 3천800만대 돌파 전망

2025년 들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가 3천8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홍콩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 4월 발표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20만대 규모였던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200만대까지 성장하고, 이 같은 성장세는 2025년까지 지속돼 연 1천1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대부분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증산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완성차 제조사들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2018~2025년 전기차 누적 판매대수는 3천800만대 이상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교통 수준, 의무 배출 규제, 소비자 보조금 등 외부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시장 확대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60만대 이상으로, 전체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넘었다. 같은 기간 19만8천대의 전기차를 소화한 미국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요 흐름으로 공유경제 확산, 커넥티드카 양산, 자율주행차 보급, 전기차 시장 대중화,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통합 및 제휴 등을 꼽았다. 또 전통적인 제조업으로 손꼽히던 자동차 산업이 앞으로 이동성 제공 중심의 ‘서비스 산업’으로 변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친환경차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부터 세단 위주의 하이브리드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도 적용해 친환경 모델의 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개 모델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고 투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싼타페, 투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현대·기아차의 소형 하이브리드 SUV 모델을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가 포함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LPG차도 순수 내연기관차 판매 하락 요인 작용할 듯

LPG차도 내연기관 판매 하락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세먼지 감축 효과와 함께 유류비 경쟁력이 재조명 받으면서 LPG차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LPG차 등록대수는 2018년 말 205만여대에서 2030년 282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LPG차는 휘발유와 경유 등 순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연료비가 저렴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커지면서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꼽히는 LPG차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개월 전 일반판매가 허용된 LPG차는 유류세 조정을 통해 경제성이 한층 부각됐다. 지난 5월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기존 15%에서 7%로 줄면서 LPG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것.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류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LPG에 관심을 쏟고 있다.

LPG차 일반판매 허용에 맞춰 판매 전략을 세운 업체는 르노삼성차다.

르노삼성은 LPG차 일반 판매에 필요한 인증을 미리 준비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LPG 세단 SM6 2.0 LPe와 SM7 2.0 LPe를 출시했다. SM6 2.0 LPe는 일반인 판매 1호 LPG차라는 기록을 세웠다.

SM6 LPe와 SM7 LPe는 LPG 차량 일반판매 시작일 기준 4일 동안 전월 대비 각각 46.4%, 41.1% 증가한 530대와 295대가 판매됐다. 지난달에는 SM6와 SM7 LPe는 각각 787대, 417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12%, 33% 증가한 기록이다.

SM6 2.0 LPe 와 SM7 2.0 LPe는 르노삼성의 기술인 ‘도넛 탱크’가 탑재된 대표 LPG 모델이다. 도넛 탱크는 트렁크 바닥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LPG 탱크를 배치하는 것이다. LPG차의 단점인 트렁크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 국내 최초로 2.0 LPe 엔진을 탑재한 SUV QM6 LPG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LPG 세단에서 드러난 공간부족과 충전용량 부족을 보완하면서도 SUV의 장점을 극대화하도록 개발된 차다. QM6 LPG 역시 도넛 탱크로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최대용량의 80% 수준인 60ℓ를 충전했을 경우 500㎞ 이상 주행 가능하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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