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안면인식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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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8   |  발행일 2019-04-18 제31면   |  수정 2019-04-18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을 결합한 안면인식 기술의 속도 경쟁이 한층 가속되고 있다. 국가별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과거에는 미국이 안면인식 기술을 주도했으나 지금은 중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2015년 14억 중국인의 얼굴을 식별하는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정확도는 100% 수준이란다. 안면인식 기능을 갖춘 선글라스를 착용한 경찰은 범법자 색출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만명의 관객이 운집한 공연장에서 안면인식 드론으로 수십명의 수배범을 현장에서 붙잡은 미담도 있다. 횡단보도에 설치한 안면인식 시스템은 무단 횡단자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의 알리바바, 징둥, 쑤닝 등 3대 온라인 거대 기업은 무인 상점 운영으로 사람이 없는 유통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자판기 판매방식에서 한 단계 수준을 높인 무인 편의점 사업을 구상한 것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공공시설의 보안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공항과 네덜란드 공항은 2017년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했다. 인도에서는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도입 4일 만에 실종아동 3천여명의 신원을 확인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어느 유통기업은 지난달 18개의 무인점포 운영을 시작했다. 2017년 9월에 1호 무인 편의점 문을 연 지 18개월 만이다. 지갑 없이 편의점에 가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무인점포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유통업체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대구대는 지난달 기숙사 학생들이 출입 카드나 지문을 사용하지 않고 얼굴로 출입이 가능한 안면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안면인식 시스템은 3천700여명의 학생이 거주하는 기숙사 생활관 13개 건물 곳곳에 설치했다. 이 대학의 안면인식 시스템은 학생의 얼굴 변화까지 반영이 가능해 인식률은 99.9%에 이른다. 기숙사 학생들의 출입 카드 소지에 따른 번거로움과 카드분실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기숙사 보안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세상에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안면인식 기술로 인간은 엄청 편할지 모르지만 기계에 빼앗길 일자리는 큰 걱정거리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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