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의 시간을 담은 건축] 대구FC 전용구장 ‘DGB 대구은행파크’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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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3-22   |  발행일 2019-03-22 제40면   |  수정 2019-05-01
국내유일 가변 경량구조 좌석…발구르기로 바닥 진동 ‘응원열기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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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과 필드의 가까운 거리, 경량 철재와 알미늄 바닥으로 인한 관중석의 진동과 음향은 응원 열기를 더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기와 팬을 가진 스포츠가 축구다. 손흥민 선수가 등장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부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아A, 프랑스의 리그앙 시합을 TV에서 즐겨 본다. 축구의 발상지 유럽에서 프로축구를 즐기는 생활문화가 부럽기도 하다. 일과를 마치고 저녁이면 시민들은 축구경기장으로 모여든다.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은 좋아하는 선수의 멋진 플레이와 짜릿한 골에 함성과 응원의 열기가 가득하다. 경기가 끝나면 펍(Pub)에 서 어울리며 승리의 즐거움과 패배의 아쉬움을 나눈다. 중장년 시민들은 정치 경제문제를 초월해 축구에 열광해서 행복해 보인다.

현대적 의미의 축구는 1863년 잉글랜드에서 축구협회가 창설하면서 규칙을 제정,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손을 사용해도 되느냐 마느냐의 분쟁에 휩싸이게 되는데 손 사용을 금지한 것이 오늘날의 축구(Soccer)이며, 이에 반발하며 손 사용을 찬성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는 오늘날의 럭비 종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세계 최초 프로축구팀 ‘노츠카운티 FC’는 157년 전 1862년에 영국 노팅엄에서 창단되었으며 이때부터 축구 클럽(Football Club)의 약칭인 FC는 축구팀의 명칭에 따라붙게 되었다. 지금은 재벌기업 규모 수준인 유럽의 명문구단들도 당시에 그 도시 축구동호인들이 후원하는 시민구단으로 출발했다.

고성동 시민운동장 리모델링후 완공
대구FC 전용구장 시대 ‘무패 행진’
2020년까지 도심복합스포츠타운 조성

총 공사비 515억원…1만2천 관중석
필드·관중석 거리 7m 숨소리도 생생
메인스폰서 ‘DGB대구은행파크’명칭

◆대구FC 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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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운동장을 리노베이션하여 탄생한 대구FC 축구전용경기장 ‘DGB대구은행파크’.


우리나라 프로축구는 1983년 5월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출범하였으며 5년 후인 1998년 지금의 ‘K리그’로 변경되었다. 국내 프로축구 제11구단으로 2002년 창단한 대구FC는 박종환 초대감독을 영입하며 2003년부터 K리그에 참가했다.

대구FC는 K리그 최초로 시민 주(市民 株) 공모를 기반으로 창단한 시민구단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대구FC 창단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가 창단되고 대전 시티즌이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등 국내 축구계에 시민구단 창단이라는 새 바람을 몰고 왔다. 또한 ‘지역명+FC’라는 이름 형식도 국내에서는 대구FC가 최초다.

대구FC 창단 동기는 ‘2002 한일 월드컵’의 축구 붐과 관련이 있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후 텅 비어버린 대구 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하기 위해 대구시에서 적극적으로 축구팀 창단을 추진한 것이다. 야구의 삼성라이온즈처럼 기업구단이 아닌 시민구단으로의 출발로 인해 재정이 넉넉지 못했다. 우수 선수와 감독 영입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스타 등극과 함께 지난해 FA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하게 된다.

고성동 대구FC 전용구장에서의 첫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겼다. 구단 역사상 처음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하면서 첫 경기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와의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통산 21전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FC 전용구장의 건축

고성동 대구시민운동장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한 대구FC 전용구장이 올해 초 완공됐다. 그동안 사용했던 ‘대구스타디움(월드컵경기장)’을 떠나 이곳 축구전용구장에서 새 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삼성라이온즈 야구팀도 그동안 사용했던 고성동 야구장에서 수성구 연호동의 새 전용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로 3년 전 옮겨갔다. 고성동 시민운동장은 축구 전용경기장을 중심으로 주변에 테니스장, 다목적체육관 등을 추가 건립하여 이 일대를 도심복합 스포츠타운으로 202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축구 전용구장 규모는 지상 3층, 연면적 2만5천472㎡이며 515억원의 총공사비를 들여 2017년 6월 착공, 1년7개월여 만인 지난 2월 완공하였다. 관중석 1만2천석으로 최대 1만5천명까지 수용하는 국내 최소 규모이다.

전용구장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대구스타디움은 육상경기 등의 종합 경기장으로 필드와 관중석 거리가 20m인데 비해서 이곳 전용구장은 불과 7m거리다. 유럽의 경기장처럼 관중석과 필드의 가까운 거리는 경기장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생동감 넘치는 경기를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둘째로는 국내 유일의 가변 경량구조 좌석시스템으로 관중이 바닥 진동을 유발, 신나는 응원거리가 될 수 있다. 기존의 경기장 바닥은 안전 위주의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다. 기존 경기장을 리노베이션하면서 관중석 바닥을 경량 철재와 알미늄 판으로 구성, 발을 구르면 진동과 음향으로 관람자 모두가 응원 열기와 흥분, 감동으로 혼연일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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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 대구은행파크’ 시대의 개막

경기장의 처음 명칭은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였다. 숲을 의미하는 포레스트 (Forest)와 1만~2만석 규모 경기장을 칭하는 아레나(Arena)의 합성어다. 경기장 건축을 눈여겨 살펴보면 구조 기둥은 숲의 나무, 지붕은 나뭇잎을 형상화하고 도로에 접하는 입면 파사드는 비정형의 숲을 디자인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축구장의 최종 이름은 ‘DGB대구은행파크’로 확정됐다. 대구FC를 꾸준히 후원해온 메인 스폰서 DGB 대구은행이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사들인 것이다. 국내 K리그에서는 후원기업이 경기장 명칭권을 매입한 첫 사례다. 그러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미국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등 해외에서는 경기장 명칭 구매는 아주 흔한 일이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를 관람하는 듯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 경기에 열광하고 경기가 끝나면 정치·경제 이야기를 떠나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시민 팬으로서 대구FC와 사랑에 빠진다면 행복한 시민이 아닐까?

한터시티건축대표·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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