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눈사람 만들기’와 ‘돈 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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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8 00:00  |  수정 2019-02-18
20190218
김주원 (NH농협은행 김천드림밸리지점장)

 “돈을 굴리면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은행 지점을 찾아온 초등학생이 이렇게 질문을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어른들에게는 ‘돈을 굴린다’는 표현이 ‘저축 또는 투자’라는 의미로 쉽게 이해되지만 금융지식이 부족한 초등학생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은행에 근무하며 초등학생 대상 금융교육을 준비 중인 필자가 생각해 낸 해법은 ‘눈사람 만들기’였다. 눈사람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작은 눈가루를 모아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굴리면 된다. 경험해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눈덩이를 어느 정도 크기로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처음이 어렵지 굴리다 보면 금방 커지는 것이 또한 눈덩이다. “작은 눈꽃송이를 모으고 굴리면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 수 있듯이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으면 크고 멋진 자동차를 살 수 있다릳고 설명할 생각이다.
 

‘눈사람 만들기’는 가치투자의 귀재인 워런버핏의 투자원칙이기도 하다. 버핏은 신문배달로 번 돈 100달러 굴리기로 시작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복리의 마술’을 눈덩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돈을 모으는 것은 눈덩이를 언덕 아래로 굴리는 것과 같으며, 그 언덕은 될 수 있으면 길수록 좋다릳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이 말한 눈덩이와 언덕은 돈을 굴리는 수단과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월 정해진 금액을 저축하는 학생적금이 유행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저축의 시대’는 가고 ‘투자의 시대’가 왔다. 1964년 제정된 ‘저축의 날’이 2016년부터 ‘금융의 날’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민 금융투자 시대를 맞아 적금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적립식 펀드다. 매월 일정금액을 특정 증권이나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비용을 평균화시킨 금융상품이다. ‘적금과 적립식 펀드’는 버핏이 말한 눈덩이에 해당한다.
 

2016년에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국민 금융 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6명이 ‘금융문맹’이라고 한다. 청소년 시기부터 금융교육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버핏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나이가 11세라고 한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학교 교육에 금융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은 50개 주가 모두 표준 교육과정에 경제교육을 포함시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 이해력 수준’이 “금융거래 경험의 유무에 따라 평균 3점, 용돈을 받는 방법에 따라 평균 6.1점, 가정에서의 금융교육 여부에 따라 평균 3.1점 정도 차이가 발생했다릳고 한다. 아이들에게 무작정 용돈을 주지 않는 것, 아이들이 받은 용돈을 가지고 직접 은행에 가보도록 하는 것만큼 좋은 금융교육도 없다.
 

올해는 필자의 금융교육 재료인 눈이 유난히 귀하다. 아직까지 눈사람 구경도 못했다. 혹시라도 남은 겨울동안 눈이 내린다면 아이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며 저축의 중요성을 이야기 해 보자. ‘돈 굴리기’의 시작인 아이 이름의 ‘적금’과 ‘적립식펀드’가입도 적극 추천한다. 올바른 금융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금융이해력이 함박눈처럼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 주 원 (NH농협은행 김천드림밸리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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