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추진’ 빌미 준 대구시장·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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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식기자
  •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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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과 팽팽한 대결 속

TK의 중요한 패 보여준 패착

“결국 文대통령 부산발언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영남권 신공항의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 지난 13일 부산지역 경제인과 만나 박근혜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결정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총리실에서 검증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신공항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도지사는 지난달 16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K2·대구공항 통합이전사업이 먼저 추진되면 김해신공항이든 가덕신공항이든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시 권 시장도 같은 뜻을 피력했다. 이는 사실상 가덕신공항을 용인하는 TK(대구·경북)지역 첫 공식 입장표명이 됐다. 두 단체장의 이런 입장은 정부부처의 동향조사 대상에도 올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설연휴 직후 ‘이 도지사와 권 시장은 정부가 K2·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먼저 확정하고 추진해 준다면 가덕신공항 건설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는 지역민심 동향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그동안 김해신공항을 무산시키고 가덕신공항을 재추진하면서 TK의 강한 반대 등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이 도지사와 권 시장의 느닷없는 발언은 부울경과 TK 간 팽팽한 힘의 균형을 깨는 빈 틈을 내준 꼴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는 “가덕신공항은 영남권 관문공항 건설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이를 재추진하자는 것은 (사실상) 입지선정을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부산 입장에선 밀양신공항을 적극 밀었던 대구·경북에 양해를 구해야 하는 난감한 과제였다”며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TK단체장들이) 치밀한 전략 없이 덜렁 언급한 것은 치명적인 자충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행안부의 지역민심 동향문건이 문 대통령의 부산발 김해신공항 검증 발언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주열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이 도지사의 가덕신공항 허용 발언으로 행안부에서 TK지역 설 민심 동향을 파악했고, 급기야 문 대통령이 박근혜정부 시절 오랜 진통 끝에 가까스로 결정한 김해신공항을 뒤집을 수 있는 단초를 처음 언급했다. TK에서 중요한 패를 너무 빨리 보여준 패착”이라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김해신공항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관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공항전문가는 “당장 ‘사업이 또 표류하거나 지나치게 늦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급적 이른 시일 내 결정되도록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서도 해석이 제각각인 상황이다. ‘사업’을 두고 부산은 가덕신공항이라고 하고, TK에선 김해신공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청와대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등 혼란과 갈등만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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