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결단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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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4 00:00  |  수정 2019-02-14
20190214

2000년대 초반 휴대폰을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노키아'라는 브랜드를 들어봤을 것이다. 한 때 세계 핸드폰 점유율을 50% 가까이 가져가는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키아는 스마트폰이 최초로 출시되기 1년전부터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와 의사결정의 지연으로 변화에 따라가지 못한 것이 결국 경영파행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었지만, 변화의 요구에 대한 응답이 늦어졌던 것이다.
 

지역사회도 마찬가지다. 대구시는 지역의 생존을 위한 시책 사업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 무엇보다 대구의 오래되고 중요한 세가지 현안인 통합신공항 건설, 취수원 이전, 대구시 신청사 건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경북지역이 글로벌 광역대도시권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는 사업이지만, 관계부처와의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2009년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다. 낙동강 상류의 다이옥산 유출 및 과불화화합물 검출과 같이 대구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해 취수원을 구미산단 위쪽으로 옮기자는 것이지만, 구미시와 합의가 녹록치 않아 1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현재의 낡은 대구시청사를 벗어나 행정복합타운으로써의 현대적 행정기관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신청사 건립도 필요성이 제기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립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했다.
 

3가지 현안 모두 대구의 주요시책사업이지만, 지난 십 수년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타 부처·기관과의 복잡한 정치·경제적 역학관계로 인한 문제와 함께 정책시행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의 문제가 아닌지, 과거를 반면교사삼아 대구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구와 경북이 상생협력을 지향하며, 지방의회와 집행부 각각의 차원에서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는 것과 이 현안들을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는 것에 문제 당사자들의 인식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또한 올해 신년사를 통해 통합신공항 건설, 취수원 이전, 신청사 건립을 3대 현안으로 제시했고 대구시의회도 시민의 행복을 위한 시의 현안해결을 두고 제도적 지원을 아까지 않을 것을 약속하는 등 올해는 중지가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대구시는 더 이상 현안과제가 미뤄지지 않도록 해당 사업에 박차를 가하되, 꼭 생각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사업 추진과정에서의 투명성이다. 3대 현안사업이 지연되며 이해관계인들 간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편향적이고,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과정이 진행된다면 대구 시정을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신뢰를 져버리는 일임과 동시에 대구의 백년대계를 그르치는 것이 되고 만다.
 

대구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현안인 만큼, 민간에서 흔히 지적하는 것처럼 이미 잠정적인 정책 결정을 내린 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행정을 펼쳐서는 안된다.
 

신청사 부지 선정 문제에서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고 시민과 약속한대로, 공정한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위원회 및 참여단의 활동 공개 등의 방법을 통해 지역정치권이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 되지않는 누가 보더라도 투명하고 공정한 정책결정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성공적인 신청사 건립사례로 남도록 해야 한다.
 

대구는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놓여있다. 더 이상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정책결정의 지연으로 인해 대구의 성장동력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모두가 공감하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정책결정 과정이 이뤄지도록 힘써야 한다.
 

무엇을 해야할 지 알고도 시민의 요구에 발 맞추지 못해 지역사회 간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대구시가 '노키아'라는 글로벌 기업의 전철을 밟지않기를 바란다.

임태상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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