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역 정치권 올해 이것만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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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4 08:34  |  수정 2019-01-24 08:34  |  발행일 2019-01-24 제30면
[취재수첩] 지역 정치권 올해 이것만은
정재훈기자<서울취재본부>

황금돼지의 해라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도 벌써 한 달이 다 지나려 한다. 최근까지 대구·경북 정치권 인사들은 신년 메시지 전달에 여념이 없었다. SNS, 행사 인사말 등을 통해 저마다 올해 포부와 다짐과 같은 다양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를 계속해서 듣다 보니 역으로 올 한 해 지역 정치권에 바라는 점들이 떠올랐다.

먼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매년 미흡함을 지적받는 ‘국비 예산’ 대응이다. 이 부분은 지자체도 책임이 있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악습’을 끊는 데는 정치권의 역할이 클 것 같아서다. 매년 여름을 즈음해 기획재정부의 예산심의가 진행될 때, 정치권과 지자체는 ‘예산 간담회’에 나선다. 이후 4~5차례 국회의원 또는 보좌진 간담회가 열리지만 여기에서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한다. 매년 비슷한 내용의 ‘책자’를 전달하고 ‘보여주기’위한 사진을 찍을 뿐이다. 간담회에서 매번 진행되는 ‘비공개회의’가 있지만, 이에 대한 내용은 ‘언론 브리핑용’으로 포장되어 나온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

차라리 정말 필요한 예산이 있다면, 그 항목에 대한 간담회를 별도로 개최해 정부를 압박하는 건 어떨까. 40~50개 항목을 모두 지원해 달라는 것은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대외적인 메시지도 약할 뿐이다. ‘페이퍼’ 즉 사업계획으로 승부하는 호남지역을 배우라는 말도 그만 나왔으면 한다. 물론 국비 예산 확보 과정에서 대구·경북 지자체들의 정치권에 대한 의존은 기자가 봐도 너무 심하다. 하지만 20대 국회 3년 동안 늘 같은 지적이 나왔는데도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지자체의 실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지역 지자체의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

다음으로 지역 의원들 간 ‘화합’이 절실하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소위 TK라 불리는 정치권에서는 T(대구)와 K(경북)는 정서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역 현안인 대구공항통합이전 문제와 대구취수원이전 등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좌장’으로 대표되는 ‘구심점’으로 단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으로 가장 바라는 부분은 여야 ‘시너지’를 보여줬으면 한다는 점이다. 대구는 보수정당 일변도에서 벗어나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계 의원을 사실상 두 명이나 당선시켰다. 경북에서는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계 기초단체장이 탄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들의 단합된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중앙정치 문제에 대해 대립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역 대규모 국책사업 유치 과정에서도 서로 공적 쌓기에만 치중하다 보니 오히려 경쟁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점은 ‘일하는 국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는 의원들이 지역구 방문에 공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지역구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행사 참석이 아닌 의정활동 성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정재훈기자<서울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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