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의 정치풍경] 그들이 차버린 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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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4   |  발행일 2019-01-24 제30면   |  수정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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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만평가

손혜원 의원은 본인과 친인척, 그리고 지인들의 명의로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에 걸쳐 목포 부두 근처의 적산가옥 20여 채를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 11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해당 지역의 문화재 지정을 요구하는 질의를 했습니다. 그 지역은 2018년 8월6일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됩니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손 의원의 행위는 기획부동산 투기라는 의혹을 받게 됩니다. 더군다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로서 개발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이를 이용해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했다면 공직자의 청렴의무 위반에 해당됩니다.

서영교 의원은 2015년 5월 지인의 아들이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자 국회 출입 부장판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재판 청탁을 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해당 인물은 누범이어서 최소 구속되어야 하는데 예외적으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비이락이라 해야 할까. 그때까지 상고법원을 반대해 온 서 의원이 재판 이후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서 의원의 행위는 손 의원 사건에 묻혀서 이슈화되지 않았지만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해 죄가 더 심각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힘 없는자를 대변한다면서
권력 자리에 올라와놓고선
이용했던 사다리는 차버려
손혜원과 서영교 의원 행위
스스로를 금수저로 밝힌것


국민이 손 의원과 서 의원에 대해 분노하는 이유는 단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 때문만이 아닙니다. 국민을 분노케 하는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그들은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의 대변자를 자처해 권력의 자리에 올라놓고 그 힘을 엉뚱한 곳에 썼습니다. 손 의원이 조카들에게 1억원씩을 증여해서 땅을 사주었다는 얘기를 들은 젊은이들은 돈 많은 고모 없는 서러움을 느껴야 했습니다. 서 의원은 ‘권력의 마술’을 이용해 성폭행범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흙수저의 편이 아니라 또 다른 금수저였음을 폭로했습니다. 서민을 이용해 높은 자리에 오르더니 정작 자기들 밑의 사다리는 매몰차게 차버린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국민이 더욱더 분노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손 의원의 선거 때 구호가 “목포의 가치를 두 배로”였습니다. 실제는 자신의 재산만을 두 배로 늘렸습니다. 서 의원의 구호는 “서민의 힘”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서민의 힘을 이용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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