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진 벤투號 ‘빠른 템포 회복’ 최대 과제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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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4 00:00  |  수정 2019-01-24
25일 밤 카타르와 8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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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바레인의 16강 연장전. 골을 성공한 김진수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3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의 바레인을 상대로 연장전 끝에 진땀승을 거두고 아시안컵 8강에 올랐지만 59년 만의 우승 달성의 목표가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벤투호는 이번 아시안컵을 맞아 중국과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빼면 상대를 확실하게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리핀(116위)과 키르기스스탄(91위)을 상대로 밀집 수비의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해 두 경기 모두 1-0 신승을 거뒀다. 그나마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하고 치른 중국전에서는 한국 축구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위험지역에서의 정밀한 패스가 나오면서 2-0 완승을 했다. 중국전 쾌승으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는 느린 템포의 답답한 점유율 축구에 매몰돼 좀처럼 득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약체들 상대로 답답한 승리 거둬
바레인戰 120분동안 슈팅 7개뿐
실수 많고 역습으로 실점 허용도
휴식·체력 관리로 템포 살려야


벤투호의 스타일은 철저한 빌드업 축구다. 하지만 이날 선수들의 패스 속도가 너무 느렸고, 상대의 밀집 방어 스타일에 패스가 너무 많아져 이렇다 할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벤투 감독조차 “쉬운 실수가 많이 나왔다”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전반전 동안 한국은 73%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슈팅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벤투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120분 연장 승부 동안 슈팅을 7개밖에 시도하지 못했고, 유효슈팅은 2개였다. 반면 바레인은 한국보다 많은 9차례 슈팅을 시도했고, 유효슈팅도 4개나 됐다.

수비에 집중하는 팀을 만나면 점유율을 높이면서 빠른 패스와 과감한 돌파로 상대의 수비벽을 허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벤투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점유율만 높았을 뿐 공격전개 작업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특히 점유율 축구의 핵심인 패스에서 실수가 잦아 스스로 템포를 잃었고, 상대에게 역습으로 실점까지 내주고 말았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와 회복도 우승을 향한 중요한 요소다. 중국전이 끝나고 엿새 정도 휴식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선수들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무거워 보였고, 결국 컨디션 난조가 빠른 템포의 축구를 방해하는 원인이 됐다. 벤투 감독은 “모든 선수가 똑같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대표팀에 합류해 피로가 쌓였다. 여기에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다치면서 공격진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변명은 필요 없다. 지금은 잘 휴식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로 한국(53위)보다 낮지만, 개최국으로서 준비하는 2022년 월드컵에 대비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대표팀 전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별리그에서 레바논에 2-0, 북한에 6-0, 사우디아라비아에 2-0 승리를 거뒀고, 16강전에서 이라크를 1-0으로 따돌려 무실점 행진을 잇고 있다. 7골을 폭발하며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는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가 선봉에 서 있다. 16강전에선 알리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으나 빠른 공수 전환과 역습, 결승 골 상황에서 드러난 중앙 수비수 바삼 알 라위의 날카로운 킥 등도 한국으로선 주의해야 할 점이다. 상대전적에서는 5승2무2패로 한국이 크게 앞섰으나 2017년 6월 러시아 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3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어 25일 예정된 이번 대결이 설욕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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