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북한의 행보가 시작되었다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9-01-21   |  발행일 2019-01-21 제30면   |  수정 2019-01-21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사회혁신 TF팀장·북한학 박사
김정은 위원장의 올 신년사
中중심의 다자안보체계와
경제개혁 고려하는 점 비춰
가장 중요한 한반도 변화는
남북한의 상생과 평화 모색
[아침을 열며] 북한의 행보가 시작되었다

2018년 ‘한반도 평화의 봄’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로 시작되었다. 그래서인지 2019년 기해년이 밝자마자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기다렸다. 이에 호응하듯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는 새해 첫날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사실 북한의 신년사 발표를 실시간으로 우리나라 방송은 물론 전 세계 주요 방송으로 중계한다는 것 자체가 변화된 한반도 정세와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북한 신년사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었고, 진보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상호 대립되는 평가도 있었다.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립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입니다”라는 발표에 진보진영은 공식적인 비핵화 선언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한 반면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선포하고(후략)”라는 발표에 보수진영에서는 핵무기 폐기에 대해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 오히려 핵보유국가 선언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국이 (중략)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중략)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발표에 북미관계 악화 시 다시금 긴장관계를 조성할 것이며, 특히 1월8일 방중과 북중 정상회담은 과거로의 회기에 대비한 것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년사에는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대내적으로 남북회담, 북미회담에 대한 의미와 성과를 공표한 점이다. 이는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신년사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적대관계의 청산이라는 역사적 흐름을 스스로 확인한 데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북남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선언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둘째, 교류협력을 위한 준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에만 주목하고 있지만 “삼지연군을 (중략) 훌륭히 변모시키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중략)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하여야 합니다”라고 한 것을 통해, 곧 백두산과 원산·마식령 관광지구도 개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북남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켜 (후략)”라고 한 점에서 북미관계 개선과 국제적 환경이 조성된다면 빠른 속도로 대남 협력사업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중국과의 협력강화는 물론 체제보장 수단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다자안보체제의 조성이 예상된다. 이는 1월 방중으로 확인되었기도 하지만, 신년사에서도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할 것을 천명했기에 종전선언은 물론 평화협정에 이르기까지 다자관계의 틀을 고수할 것으로 예견된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민의 리익을 최우선, 절대시하겠다”고 한 부분이다. 북한이 비록 자력갱생과 우리식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인민소비품 생산강화, 경공업 발전, 농사의 주인인 농장원들의 의사와 이익을 존중, 개인부업축산의 장려, 기초식품공장 정상화, 의료봉사수준의 강화와 같이 북한 주민을 위한 정책, 특히 “인민의 리익과 의사를 중요시하겠다”고 한 점은 앞으로 북한의 변화 방향을 예견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 경제개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년사를 통해 올 한 해 북한의 나아갈 길을 예측해 보았다. 지난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접촉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2월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신년사에서 밝혔던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반도 변화는 남북한이 상호 상생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한반도 변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어가야 할 것이다. 미래 한반도의 주인공은 바로 남북한 주민들이기 때문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