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 - 美 비건, 합숙하며‘디테일 밀당’…韓까지 연쇄회동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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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1 07:23  |  수정 2019-01-21 07:23  |  발행일 2019-01-21 제4면
스톡홀름서 2차 北美회담‘실무협상’돌입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내용을 채울 남·북·미 실무협상이 시작됐다. 남·북·미 북핵 실무협상 대표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합숙 협의’를 통해 회담 결과물에 담길 ‘비핵화 및 상응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 협의에 나선 것이다.

남·북과 미국의 실무협상 대표들은 19일 오후(현지시각)부터 스톡홀름 북서쪽 50㎞ 지점에 위치한 외딴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각 측 입장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합숙 담판에 들어갔다. 20일 밤 늦게까지 이번 협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남·북·미 3자가 한 공간에 모여 앉았다는 점에서 이번 협상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트럼프‘비핵화 많은 진전’언급속
‘비핵화-상응조치’집중적 협의
교착 돌파구 찾을지 이목 쏠려



일단 이번 협의에서는 지난 9월 취임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처음 대좌했다. 또 그동안 6자회담 등 북핵 문제와 관련한 여러 다자 논의 틀이 있었고 이번 협의도 스웨덴이 주재하는 국제회의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사실상 북미가 마주 앉은 자리에 한국도 함께했다는 측면은 이례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열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의 ‘진전’을 언급한 상황인 만큼 이번 협상에서 비핵화 및 상응조치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진전이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서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협의가 향후 북·미 협상의 큰 틀을 잡았다면, 이제 세부 조각은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맡을 차례라는 분석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변·동창리 핵무력 시설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과 남·북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제재면제 등이 스톡홀름 협상 테이블에 의제로 올라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핵무력 시설 및 ICBM의 동결·폐기·검증,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제재면제, 연락사무소나 유해발굴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추진 수준과 속도, 규모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건 대표와 최 부상이 처음 만난 만큼 구체적 부분에서 당장 ‘결실’을 보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오히려 이번에 전체적인 후속 실무협상 틀을 형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일단 북·미가 후속 일정을 잡고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이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현실적으로 당장 미국이 대북 독자 제재나 유엔 안보리 제재를 해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교류사업에 대한 제재 적용 면제를 우회적 상응 조치로 제공하려 할 경우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향후 비핵화 협의가 남·북·미 ‘3자 형태’ 또는 ‘북미-남북-한미’가 연쇄적으로 마주 앉는 ‘트리플 양자’ 구조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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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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