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가정부…자율車 타고 스마트홈 귀가” 5G 세상 만나다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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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0 07:41  |  수정 2019-01-10 07:50  |  발행일 2019-01-10 제21면
CES2019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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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올해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을 슬로건으로 CES 2019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전시관 입구에 꾸며진 초대형 ‘올레드 폭포’ 조형물.

‘국제 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다. 미래를 내다보는 신기술의 장이 되는 자리로 여겨지는 CES는 그해 상반기 신제품 및 신기술을 주로 볼 수 있다. 이번 CES 2019는 지난 8일(현지시각)부터 개막해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155개국 4천500개 기업이 참가하며 인공지능(AI),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e스포츠 등 다양한 최신 기술 트렌드가 소개될 예정이다. 성능과 크기로 경쟁하던 하드웨어 시대가 가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서 IT 산업의 큰 물길이 바뀌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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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삼성전자 사전 부스투어에서 웨어러블 보행보조장치인 ‘GEMS’가 전시돼 있다.

상용화 눈앞…5G가 핵심키워드
초연결 사회 실현 ‘기술 빅뱅’

아마존·구글 ‘AI경쟁’으로 관심
아마존 사상 처음으로 부스 마련

업종 가리지 않고 로봇 내세워
주인 따라다니는 가방도 주목

삼성, TV로 문서작업도 가능
LG, AI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


◆5G 주도권 전장이 된 CES 2019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스티브 쾨니히 부사장은 “2019년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등 데이터 시대로 넘어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CES 2019의 핵심 키워드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를 꼽았다. 올해 상용화 원년이 될 5G 관련 산업에 세계 각국이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G는 4세대 통신서비스인 LTE보다 전송속도가 20배나 빨라 지연시간이 100배 줄어든다. 단지 이동통신의 혁신에 그치지 않고 5G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AI, 사물인터넷(IoT), 원격의료, 디지털 금융 등이 가능해져 우리 생활과 산업 전반이 바뀌게 된다. 5G가 초연결사회와 기술빅뱅 실현에 가장 핵심이 되는 셈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1일 세계 최초로 5G 첫 전파를 송출했다. 기업용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를 통해 기업을 대상으로 먼저 서비스를 개시했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상용서비스는 오는 3월부터 제공한다. 5G 시대에서 앞서나가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

이처럼 세계 최초 상용화가 가능했던 것은 국내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지난해 평창올림픽 때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정부가 주파수 경매, 무선설비 기술 기준 마련 등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에서도 빠르게 뒤쫓고 있다. 각국 이동통신사, 장비업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특히 미국, 중국 등은 올해 5G 서비스 상용화에 적극 나선다.

세계 각국이 5G를 둘러싸고 이처럼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산업 전반에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HI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5G는 2035년 12조3천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G의 초저지연성과 속도, 초연결성은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을 가능케 한다. 21세기의 산업지형도를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관심도 온통 5G에 쏠려 있다.

◆AI와 로봇 기술은 삶의 방식 바꿔

AI도 CES 2019의 핵심 키워드다. 이번 전시회에 나오는 TV·가전·스마트폰, 조명, 욕실 샤워기, 주방 조리기 등 대부분의 제품에는 AI 기능이 기본적으로 장착된다. 일본 파나소닉, 독일 보쉬는 아예 집과 빌딩 전체를 AI로 관리하고 제어하는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의 비전을 선보인다.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아마존과 구글의 AI 경쟁도 큰 관심사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이번 CES에 사상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AI 비서 ‘알렉사’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시연했다. 현재까지 알렉사를 탑재해 출시된 제품만 150종이 넘으며, 알렉사 탑재 전자기기 판매량은 1억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CES에 처음 참여했던 구글도 올해 전시 공간을 3배로 넓히고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구글은 아마존보다 2년 늦게 AI 비서를 출시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로봇기술도 눈에 띈다. 로봇은 주로 공장의 생산 라인에 머물렀고 일상에서는 장난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CES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IT·자동차·소프트웨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앞다퉈 로봇을 전면에 내세웠다. 로봇의 동작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과 두뇌 역할을 하는 AI가 발전하면서 정교하고 똑똑한 로봇을 다양한 용도에 맞춰 만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자사의 매장용 로봇 ‘페퍼’가 다른 회사의 로봇들과 협업해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을 시연한다. 넓은 상점에서 물건을 찾아내 운반용 로봇에 운송을 지시하거나 더러운 곳을 발견하면 청소 로봇을 부른다.

혼다는 주변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해 이동하는 AI 로봇 ‘패스봇’과 화재·재난·건설 현장에서 스스로 알아서 작업하는 중장비 로봇을 전시했다.

미국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로버 테크놀로지는 주인을 알아서 따라다니는 여행 가방 로봇을, 중국 세그웨이는 건물이나 쇼핑몰에서 물건을 배송하는 자율 배송 로봇 ‘루모 딜리버리’를 공개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 역시 AI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는 TV 화면으로 PC·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조종하고 문서 작업까지 가능한 ‘리모트 액서스’를 CES 2019에서 공개했다. 기존 미러링과 달리 TV와 연결된 기기들을 무선 키보드와 같은 입력장치로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LG전자는 백색 가전과 AI를 연결한 서비스 ‘씽큐’를 선보였다. 씽큐는 명령어에 따라 동작하는 기존 AI를 넘어 철저하게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세탁을 끝낸 세탁기가 고객에게 “제품을 더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해 통세척을 해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와 공동으로 부스를 꾸려 5G 실감형 서비스, 전기차 배터리, 차세대 반도체 등을 선보였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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