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부탁 하나만 들어줘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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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4   |  발행일 2018-12-14 제42면   |  수정 2018-12-14
부탁만 남기고 실종된 절친의 행방과 반전
20181214

인터넷 파워 브이로거를 꿈꾸는 스테파니(안나 켄드릭)는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는 완벽한 전업맘이다. 그녀가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워킹맘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와 학부모로 만나 금세 친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을 자신의 집에 맡겨 놓고 에밀리가 실종된다. ‘엄마는 무엇이든 스스로 한다’라는 신조를 지닌 스테파니는 에밀리를 직접 찾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얼마 후 에밀리의 시체가 발견되고, 스테파니와 에밀리의 남편 숀(헨리 골딩)은 사랑하는 친구와 아내를 잃었다는 슬픔을 공유하며 가까워진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함께 가정을 꾸려나가려던 찰나, 죽은 줄 알았던 에밀리가 살아 돌아온다.


서스펜스·유머·SF 더한 감독식 장르 완성
새로운 흥미 이끌어내는 맛깔스러운 스릴러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고스트 스트버스터즈’(2016) ‘스파이’(2015) ‘히트’(2013) 등을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의 첫 스릴러 영화다. 알다시피 폴 페이그 감독의 전공은 코미디다. 거기에 간혹 액션과 SF적 장치를 더해 그만의 장르가 완성된다. 하지만 늘 여성 캐릭터를 앞세워 전복과 과장의 문법을 능수능란하게 다뤄왔던 만큼 반전과 충격이 가득하고 장르를 뒤트는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더 많은 재미를 찾으려는 그에겐 딱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폴 페이그 감독은 “‘부탁 하나만 들어줘’는 내가 찾던 영화다. 언제나 스릴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이고, 그 틀을 가지고 놀 수 있어 기뻤다”고 전했다.

스테파니와 에밀리에겐 기존 스릴러 여주인공의 전형성은 물론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개성있는 면모와 비밀이 부여된다. 그중 흥미로운 건 스테파니다. 전업맘이라는 말에 갇혀 과소평가되기 쉬운 그녀의 능력을 또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게 되는데, 죄책감 속에서도 행복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은 물론, 탐정으로서의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는 매력적인 인물로 설정됐다. 특히 쾌활한 성격의 스테파니가 극의 서스펜스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유머까지 장착할 수 있었던 건 이를 연기한 안나 켄드릭의 공이 크다. 장난스러운 유머와 복잡한 감정, 폭발하는 기운까지 자신의 재능을 한껏 발산한 그녀의 연기는 지금까지 본 모습 중 최고다. 새로운 층위의 흥미를 끌어내고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맛깔스러운 스릴러의 등장이다. (장르:스릴러 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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