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배분 원한다고 하면 ‘올림픽 나가기 싫나’”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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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6   |  발행일 2018-11-16 제21면   |  수정 2018-11-16
컬링 ‘팀 킴’ 선수들, 김씨일가 전횡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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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두 일가의 전횡(영남일보 11월9일자 19면, 10일자 20면, 13일자 26면, 14일자 31면 보도)과 관련해 호소문을 발표했던 ‘팀킴’이 이들의 전횡을 추가로 폭로했다. 김경두 일가는 ‘팀킴’이 교수라 칭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과 그의 딸과 사위인 김민정·장반석 감독을 말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 은메달을 딴 팀킴은 15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둘러싼 추가입장을 밝혔다. 팀킴 측은 기자회견장에서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이상 팀킴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호소문을 낸 것”이라며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우리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입을 뗐다.

“개인 격려금은 개인 계좌 입금
팀으로 들어온 돈은 행방 몰라
통장 사본·세부내용 밝혀지길”

“유치원행사 전날 이야기 들어
성화봉송은 참석하라 통보만
김은정 결혼 전 팀 분열시키려”


김선영은 “장반석 감독은 선수들 동의로 통장을 개설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에 상금통장을 개설한다는 통보만 받았다. 김경두 교수 명의로 진행한다는 언급은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요구한 적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감독이 제시한 상금 지출내역서는 올해 7월에 만들어진 것이며,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까지의 상금 입출금에 관한 정보는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보여준 상금 지출내역서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상금 사용 내용이 아닌, 장비구입 내용과 약간의 교통비, 식비였다”며 “이와 관련해 감사에서 통장 사본, 영수증, 전액의 현황과 세부사용 내용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선수 개인에게 들어온 격려금은 개인 계좌로 들어왔지만,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다”며 “2016년 이후에는 국가대표로서 지원을 받았는 데도 선수들의 상금을 훈련비로 사용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말하는 상금은 월드컬링투어에서 따낸 상금이다. 김은정은 “2015∼2017년 받은 상금이 총 1억원 정도다. 2015년에만 6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투어 홈페이지에서만 우리의 성적과 상금액을 알 수 있지, 그 돈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경두 교수는 항상 돈이 없다고 했다. 지원금이 항상 부족하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상금 배분을 원한다고 말할 수 없었다. 우리가 그 말을 하면 ‘그러면 올림픽에 가기 싫다는 것이냐’라고 말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이제야 상금 배분 문제를 드러낸 이유를 설명했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고운사에서 준 격려금 1천200만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의견을 나누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격려금 등을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영미는 “카카오톡에서만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팀킴은 앞서 발표한 1차 호소문에서 김민정·장반석 부부 아들 유치원 행사에 강제 동원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씨일가 측은 “사전에 협의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팀킴은 “사전에 어떤 일인지 알려주지 않았고, 대답을 해주지 않았으며 행사 바로 전날 (유치원 행사라는)얘기를 해줘서 어쩔 수 없이 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패럴림픽 당시 김은정의 성화점화 행사를 막았다는 팀킴의 주장에 김씨일가 측은 ‘성화 봉송 행사인 줄 알았다가 점화행사라고 들어서 스케줄을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팀킴은 “사전에 들은 것이 없고, 행사를 앞두고 장 감독에게 행사에 참석하라고 통보만 받았다. 패럴림픽 관계자께서 섭외가 너무 힘들었다며 호소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김은정은 “행사 이후 김민정 감독이 ‘김경두 교수의 배려와 노력으로 김은정을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만들 수 있었다’라고 얘기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팀킴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3가지 요청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팀킴은 “첫째로 감독단이 팀을 분열시키려 했던 행위를 감사에서 철저히 밝혀주길 바라며 둘째로는 의성컬링훈련원이 개인(김씨일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히 분리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는 제대로된 감독단 선임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향한 목표를 이뤄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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