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히 엇갈리는 이수역 폭행, 사건 현장 목격자들 증언 들어보니…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11-15 10:30  |  수정 2018-11-15 10:30  |  발행일 2018-11-15 제1면
20181115
사진:독자제공 연합뉴스

일명 '이수역 폭행'으로 알려진 사건 당사자 5명이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15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틀 전 오전 4시경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A(21)씨 등 남성 3명, B(23)씨 등 여성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4시 22분경 '여자 2명이 남자 4명에게 맞았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여성 1명이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현장에 있던 당사자 4명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뒤 진술을 들었으나 양측 주장이 상반돼 목격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확인 후 당사자들이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하고 모두 귀가시켰다.


경찰이 아직 정식 진술을 받지 않았지만, 폭행 상황에 대한 주장이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피해자 B씨 측이라고 주장하는 여성 측이 청와대 국민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청원인은 “11월 13일 새벽 4시 이수역의 한 맥줏집에서 남자 다섯 명이 여성 두 명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화장을 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라며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고, 때리는 시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두려워 동영상을 찍었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폭행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고 나머지 피해자는 쓰러졌다"고 썼다. 

청원인은 가해자의 신원 공개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함께 놓고 진술하도록 했다며 "가해자가 진술 도중 피해자를 위협하도록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경찰 조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청원이 올라오자 하루 만에 20만 명이 넘는 추천을 받고 있다.

그런가운데 15일 오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여자 2명이 먼저 ‘한남커플’이라며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 일행이 ‘너 같은 흉자 때문에 여성인권 후퇴한다. 한남 만나서 뭐하노’라는 조롱을 이어갔고, 이때 남성 일행이 여성 일행에게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한테 그러냐’며 거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성 일행 중 1명이 남성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며 “남성들이 ‘이게 당신들이 말하는 몰카 아닌가’라며 찍지 말라고 했으나 굴하지 않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후 글쓴이 커플은 좋지 않은 일에 끼어봤자 피해만 볼까 봐 밖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여성들을 두둔하며 ‘여혐사건’이라고 하는데 상황은 이러했다”라며 “저희는 폭행하지 않았으나 저희랑 조금이나마 관련 있는 일이었는데, 사람이 다치고 일이 안 좋게 번진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그날 술집 벽 쪽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다. 글쓴이 말처럼 여자들이 먼저 시비를 걸긴 했다. 하지만 커플이 자리를 뜨고 난 뒤 남자들이 여자들을 폭행했는데, 정도가 너무 심했다. 사람을 저렇게까지 때리나 싶을 정도였다. 분풀이 같았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 다 입건한 것"이라며 "사건의 발단, 경위, 피해 상황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 정당방위 해당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미디어부 ynnew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