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약 불패’ 진행형…유주택자 마지막 기회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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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  발행일 2018-11-14 제15면   |  수정 2018-11-14
집값 상승폭 최고수준 유지
관심단지‘러시’ 분양열기 여전
수도권發 풍선효과 가능성
20181114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대구지역 부동산은 아파트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그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진정세를 보이는 수도권의 사정과는 달리 대구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책 발표 이후 한달 남짓 지난 10월15일 이후 대구지역 아파트 시장은 2주 연속 가격 상승폭이 줄어드는 등 안정세를 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 반전하면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그 풍선 효과로 대구와 광주 등 지방 시장이 더 달아오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 등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고, 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경우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될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천정부지 수도권 집값 안정세 전환 속 대구는 2주만에 다시 상승세
이달 말 ‘무주택자 우선공급’ 적용 앞두고 청약열풍 더 달아오를 듯
“금리 오르고 지역 추가 규제땐 급반전” 실수요·투자자 신중 접근론도


◆안정세 찾은 수도권

9·13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폭이 줄어들다 지난 5일 1년2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1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은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둘째 주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60주 만에 멈춘 것이다. 전주 보합이던 강남 11개구의 아파트값이 하락했고, 강남 3구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0% 떨어지며 전주(-0.05%) 대비 낙폭이 갑절로 확대됐고, 강남구와 서초구도 나란히 0.07% 하락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가격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낙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의 경우 전주 -0.01%에서 이날 -0.03%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하는 동시에 낙폭도 커졌다. 강남 4구도 -0.06%로 전주(-0.03%)보다 하락폭이 2배로 커졌다. 입주물량이 늘어난 경기지역의 전셋값도 0.08% 하락하며 전주(-0.03%)보다 내림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각각 1.3%, 0.7%로 올 들어 가장 크게 올랐지만, 10월에는 각각 0.6%와 0.4% 오르는 데 그쳐 상승폭이 크게 낮아졌다. 9·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10월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폭이 전달보다 크게 둔화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거래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구매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8㎡ 매매가격은 지난 9월 18억~18억5천만원이었지만, 최근 2억원 가까이 떨어져 16억7천만(12층)~16억8천만원(14층)에 매물이 나왔다.

가격을 내렸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천306건으로 하루 평균 163.3건이 거래됐다. 이는 10월 하루 평균 거래량 330.9건(총 1만259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고, 지난해 11월 하루 평균 거래량 213.5건에 비해서도 23.5%나 줄어든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현재 상황에 대한 확신, 즉 어디가 바닥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라면서 “매수자는 더 내릴 것이라며 기다리고, 매도자는 이 가격에는 팔아야겠다면서 기다리다 보니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식지 않는 대구 아파트 청약 열기

진정세를 보이는 서울 등 수도권의 분위기와 달리 대구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청약 열풍’이다. 급격하게 오르는 분양가에도 청약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으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지역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월배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가 지난 1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4만4천765명이 신청했다. 올해 달서구 분양아파트 중 가운데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것이다. 1천533가구 대단지임에도 평균 46.4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앞산 삼정그린코아 트라이시티’도 1순위 청약 접수결과 일반공급 46세대(특별공급 30세대 제외) 모집에 1천359건이 접수돼 29.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거형오피스텔에도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시지 코오롱하늘채 스카이뷰’는 지난달 25일 오픈한 모델하우스에 4일 동안 무려 3만8천여 명의 시민이 찾았고, 같은 달 29~31일 진행된 청약접수에는 총 686실 모집에 올해 수성구 최다 건수인 1만2천140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17.7대 1의 경쟁률로 전 실 마감됐다. 게다가 지난 7~8일 정당계약에 이어 주말까지 계약 시작 4일 만에 모든 호실의 계약이 끝났다.

이달 중엔 관심을 모으고 있는 단지 분양까지 예정돼 있어 이런 분위기는 이어갈 것으로보인다.

우선 16일 모델하우스를 공개할 예정인 <주>태왕의 중대형 대단지 ‘메가시티 태왕아너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다. 서재지구에 13년 만에 공급되는 중대형 대단지 아파트여서 모델하우스 오픈 전부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이달 말부터 적용 예정인 무주택자 우선 공급 중심의 청약제도 개편 전에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로 막바지 청약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입법예고를 거쳐 이달 말 시행예정인 새 청약제도는 추첨제 물량의 75%가 무주택자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게 되고, 잔여물량에 대해서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입주가능일부터 6개월 이내 처분완료 조건)가 추첨을 하게 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신혼기간 중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다면 현재 무주택일지라도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이 제도 시행 이전에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13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가량 지나면서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는 상황이 2주가량 이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폭을 이어가고 있는 것.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좀처럼 꺾이지 않던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지난달 15일과 22일 각각 0.14%와 0.10%상승하는 데 그쳐 같은 달 8일(0.1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29일 다시 0.12%로 상승폭을 늘렸다. 지난 5일 0.09%로 다시 줄어들긴 했지만 상승폭은 대전·광주에 이어 전국에서 셋 째로 높은 수준이다. 서울·수도권과 달리 대구의 상승폭 확대 추세가 꺾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지역부동산의 한 전문가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부동산 추가 규제 등이 변수지만 시장에선 이미 예상하고 있는 악재여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아니라면 대구의 분양시장 열기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욱이 서울의 집값이 전반적인 약세로 돌아서자 규제가 덜하고 부동산 열기가 여전한 대구 등 지방 등지에서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필요 이상 뜨거워질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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