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갈대] 폐·위 열 내리고 가래와 농 배출시키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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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3 08:10  |  수정 2018-11-13 08:10  |  발행일 2018-11-13 제21면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재 이야기 - 갈대] 폐·위 열 내리고 가래와 농 배출시키는 효과

만추의 계절, 갈대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갈대는 억새와 혼돈하기 쉬운데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갈대는 주로 물가나 습지에서 자라며, 억새는 산이나 평지에서 자란다. 순천만·을숙도는 갈대 자생지로 유명하며,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가지산과 강원도 민둥산은 억새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국의 물가에 자생하는 갈대는 9월부터 11월까지 개화, 결실하는 식물이다. 국내에 자생하는 ‘갈대속’(Phragmites) 식물은 달뿌리풀, 큰달뿌리풀, 갈대 등 3종이 있으며, 이 중 갈대의 뿌리줄기를 한약재 노근으로 사용한다.

오래전 옛날 한 마을에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농부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아들이 온몸에 열이 나며 정신을 잃고 헛소리를 했다. 농부는 급히 의원을 찾아 약을 구하려 했으나 욕심 많은 의원은 귀하고 값비싼 약을 권했다. 가난한 농부는 약을 쓰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서럽게 울었다. 그때 음식을 구걸하러 온 한 거지가 농부의 사연을 듣고 바닷가 습지에 자라고 있는 갈대의 뿌리를 캐 주었다. 농부는 정성스럽게 달여 아이에게 먹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알고 보니 거지들은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갈대 뿌리를 삶아 먹고 치료했던 것이다.

노근의 성질은 차며 맛은 약간 달고 냄새와 독은 없다. 장부 중에 폐와 위는 열에 의해 손상되기 쉽다. 병이 진행되면 위의 진액이 손상되고 입이 마르며 구역질을 하거나 폐열로 인해 기침을 한다. 증세가 심하면 농혈을 토하는 폐옹이 되기도 한다. 노근은 폐와 위의 열을 내리고 가래와 농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진액을 보충하고 구역질을 멈춘다.

동의보감에는 헛구역질과 딸꾹질, 음식이 목에서 넘어가지 못하여 답답해하는 증상을 치료할 때 노근을 물에 달여 먹으면 곧 낫는다고 설명한다.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비위가 허하고 찬 사람은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여준환 (한약진흥재단 약용작물종자보급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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