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원장의 건강챙기기] 무릎관절증의 한의학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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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3 08:09  |  수정 2018-11-13 08:09  |  발행일 2018-11-13 제21면
무릎통증 방치하면 연골 변형되거나 부종 생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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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단풍구경과 함께 일상의 충전을 위해 주말이면 산과 들로 다니면서 빠르게 지나가는 가을자락을 잡기라도 할 요량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또한 가을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조석으로 추운날씨에 내 몸을 적응시키기엔 참으로 바쁜 시간이기도 하다. 이때 관절 마디마디가 시큰거리고 쑤신 느낌이 유독 무릎 부분에 많다고 호소한다.

기온이 떨어지는 늦가을부터 활동량이 줄어들어 평소보다 지방이 쉽게 쌓이고 이로 인해 평상시보다 체중증가가 많은 시기에 관절통증도 많기 때문다. 평균적으로 2.5㎏의 몸무게가 늘어나면 보행시 20㎏, 계단을 오르면 35㎏ 정도의 압력이 무릎에 가해지게 된다.

무릎은 상체를 지탱해줌과 동시에 걸음걸이가 가능하도록 다리의 중간에서 지지대가 되어주는 중요한 신체부위 중 하나로 체중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부담도 큰 관절이다. 주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노화증상 정도로 무릎통증을 넘기는 분이 많지만 그대로 방치한다면 통증과 함께 무릎 연골 변형, 부종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일상의 움직임에서 무릎은 많은 작용을 하는데, 단순한 외상이나 통증을 그대로 둔다면 앞으로 더 많은 불편함을 겪기 때문에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무릎관절증 초기에는 무릎통증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다. 무릎관절증이 더 악화되면 걷지 않고 쉬기만 해도 무릎이 붓거나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더 방치하게 된다면 무릎이 잘 펴지지 않거나 다리가 안쪽으로 휘게 될 수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통증 초기엔 가벼운 운동·체조 도움
한약·침구치료 병행 연골재생 효과


한의학에서는 간장과 신장과 비장의 기능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간장이 주관하는 근력이 약해지고 신장이 주관하는 골수의 부족이 일어나고 비장이 주관하는 사지말단의 조절이 약해지면 근과 골이 만나는 관절부위에 그 증상이 제일 먼저 드러난다고 보고 있다.

간장과 신장의 기능이 약해지는 것은 노화에 따르는 정기의 쇠약이 이유이고, 비장의 기능이 약해지는 것은 섭생의 부족이 이유다. 여성의 경우 신음(腎陰)이 부족해지는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골밀도가 줄어들게 되고 무릎관절증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결국 무릎관절증은 노화에 따르는 하나의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나 기(氣)의 흐름은 인체의 전반적인 순환을 관장하는 오장육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근골격계에서 손상이 일어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부위는 피부, 근육, 힘줄, 뼈, 혈관 등이다. 이들은 폐장, 비장, 간장, 신장, 심장 등의 장기가 관장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해서 소화기관이 튼튼해야 사지 관절이 튼튼하다는 말이 있다. 몸에 기가 잘 돌기 위해서는 이를 소화시켜 온몸으로 보내는 대사와 순환의 역할을 맡고 있는 오장육부가 튼튼해야 한다.

이런 연관 관계를 다음과 같이 비유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밥을 지으려면 불이 있어야 하고, 불로 밥을 짓는 과정에서는 수증기가 나온다. 여기서 불은 신장, 밥은 에너지, 수증기는 폐 기능으로 바꿔볼 수 있다. 이것은 대사와 순환에 관여하는 신장 등이 제대로 움직여야 에너지가 제대로 나오고, 그 과정이 잘 이뤄져야 폐도 편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기가 잘 돌지 않는다는 이야기고 곧 어딘가 막혀서 아프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은 언뜻 추상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우리 몸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 대개 관절염의 경우 1차적 진단시 염증과 통증이라는 현상에 집중해 그것을 해소해 주는 소염 진통제를 관절염 약으로 처방하고는 한다. 그런데 관절염 약을 복용하는 관절환자들이 ‘소화가 잘 안된다’ ‘살이 찌는 것 같다’ ‘전에 없던 변비가 생겼다’고 호소하곤 한다.

소염 진통제가 소화 흡수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염증과 통증을 해소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반면 소화장애, 비만, 변비라는 역효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런 치료가 지속되었을 때 비만은 관절에 더욱 부담을 주고 소화불량이나 변비는 몸 안의 순환과 배출을 방해하니, 비만하면 활동량이 떨어져 그와 비례해 근육과 인대가 점점 약해지고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는 활액 분비도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몸 전체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관절이나 연골 주위의 혈액순환에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 된다.

무릎통증으로 몸이 위축되기 시작했다면, 무릎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벼운 운동과 함께 무릎보호대 착용이 도움을 줄 수 있다. 급격한 운동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식사량을 줄이고 가벼운 운동이나 체조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무릎을 펴면서 발바닥을 직각으로 세우려고 힘을 준 상태를 유지했다가 풀기를 반복한다.

이때 무릎 위쪽의 허벅지 근육을 만져보아 단단하게 힘이 가해진 상태라면 바르게 하고 있는 것이며 이 운동은 무릎을 양쪽에서 잡아주고 있는 내측 인대와 외측 인대를 튼튼하게 하여 무릎이 쉽게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더불어 한약과 침구치료를 병행해준다면 연골의 재생과 무릎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강화시켜서 통증이 진행되는 것을 치료할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불균형은 무릎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가부좌를 오래 틀거나 무릎을 꿇고 앉거나 쪼그리고 앉는 폴더형 자세는 무릎관절을 더욱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김한균(청산한의원장·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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