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손맛] 음성 감곡지 미터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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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9   |  발행일 2018-10-19 제38면   |  수정 2018-10-19
찹쌀떡 같이 쫀득한 포테이토 떡밥 투척, 월척급 떡붕어 입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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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성 프로가 음성 감곡지에서 두 바늘 콩알낚시로 4짜 떡붕어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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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블루길을 솎아낸 후 드디어 월척급 떡붕어 입질을 받았다.

하늘이 깨끗한 완연한 가을이다. 이 시기는 기온은 내려가지만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물의 수온은 아직 높은 편이다. 즉 물 속 붕어들의 활성도는 여름보다 오히려 더 올라가 있다. 이럴 때는 중층낚시의 모든 기법이 다 잘 듣는다. 특히 두 바늘 콩알(양당고)낚시가 재미있는 시즌이다. 두 바늘에 떡밥을 달아 목적 수심층에 떡붕어를 묶어두고 한 번 투척에 한 마리씩 낚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바늘 콩알 낚시 재미 쏠쏠한 시즌
수온 안정…수면 위 찌눈금 맞춤 채비
잡어 성화, 떡밥 치대 비벼 점성 높여
찌톱이 잠긴 후 씨알 굵은놈 첫 입질
떡밥 주위에 몰려들어 목내림 어려움
목줄 짧게 매 조정, 마릿 수 손맛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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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층 1m 아래를 노리기에 적합한 짧은 찌를 쓴다.

◆음성 감곡낚시터

충북 음성군 감곡면 주천리에 있는 감곡지는 1954년에 축조된 수면적 27만7천㎡(8만4천여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다. ‘주천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제방 오른쪽 중류 관리소 앞에 중층낚시 전용 잔교가 놓여 있다. 여름에는 피라미와 살치의 성화가 심해 집어떡밥을 활용하는 중층낚시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봄과 가을에는 씨알 굵은 떡붕어의 마릿수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추석 연휴 때를 포함한 1주일 전까지 월척급 이상 4짜 떡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면서 많은 꾼이 몰렸다. 그러나 지난 1일,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맞은 월요일에 송순성 프로(시마노 인스트럭터)와 함께 찾은 감곡지는 고즈넉했다.

◆송순성 프로의 채비

최근 수온이 안정적임을 감안해서 이날은 상층을 노려보기로 했다. 시마노 개공 11척 낚싯대를 꺼내 선라인 카나데 0.6호 원줄을 묶고 0.4호 목줄을 연결했다. 목줄의 길이는 25㎝(위 바늘)/33㎝(아래 바늘). 5호 바늘을 묶고 얕은 수심층 전용 찌를 꽂았다. 편납봉돌에서 1m 정도 위로 찌를 올린 후 5눈금(전체 7눈금)에 빈 바늘 찌맞춤(떡밥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찌 눈금 맞춤)을 했다. 흔히 ‘아사타나 낚시’로 불리는 미터낚시를 위한 채비 세팅이다.

◆떡밥 브랜딩

감곡지는 앞서 언급했듯이 평소 피라미와 살치 등의 잡어 성화가 심한 곳이다. 이 때문에 감곡지 중층낚시 떡밥 패턴은 대부분 감자성분으로 만든 ‘포테이토 떡밥’이 기본이다. 이날 송순성 프로는 포테이토 떡밥을 기본으로 해서 집어에도 신경을 쓰는 떡밥을 만들었다.

포테이포 성분의 라이어 대립 400㏄에 당고노 소코츠리 100㏄를 넣은 후 370㏄의 물에 불렸다. 약간의 숙성과정을 거친 후 여기에 게이후 100㏄와 같은 양의 아사타나 잇본과 교베라를 첨가했다.

가볍고 확산성이 좋은 밀기울 성분의 떡밥과 다소 무거운 바닥낚시용 집어제를 함께 넣어서 찌의 목내림과 집어력을 함께 고려한 떡밥 배합인 셈이다.

◆피라미 성화 심할 때

역시 예상했던 대로 잡어가 먼저 덤빈다. 떡밥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피라미와 살치 떼가 수면에 모인다. 떡밥이 달린 목줄이 물속으로 내려가기도 전에 잡어들이 먼저 공격한다. 이런 상황이면 찌의 안정적인 목내림을 기대하기 어렵다.

송 프로는 떡밥을 그릇 표면에 치대듯 비벼 점성을 키운다. 떡밥 그릇 벽면에 떡밥을 여러 번 치대면 떡밥 속에 들어있는 공기가 빠져나가면서 마치 찹쌀떡처럼 쫀득쫀득해지는 것. 피라미나 살치 등 잡어 성화가 심할 때는 이렇게 먼저 떡밥의 점성을 높이는 게 요령이다.

조금 전보다는 찌의 목내림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러자 가장 먼저 입질을 하는 건 엉뚱하게도 블루길. 감곡지에도 최근에 배스와 블루길의 개체수가 꽤 늘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한두 번 블루길의 입질을 받은 후 잠시 소강상태. 찌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는 걸로 봐서는 드디어 목적 수심층에 떡붕어가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찌톱이 완전히 물속에 잠긴 후 서서히 올라오다가 한두 마디 톡 떨어진다. 씨알 좋은 가을 떡붕어 월척이 첫 입질을 했다.

이후 한 마리 씩 떡붕어를 낚아내며 손맛을 즐겼는데, 어느 순간 다시 찌의 목내림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다. 잡어와 함께 너무 많은 떡붕어들이 몰려 떡밥 주위에서 경쟁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송 프로는 목줄을 좀 더 짧게 맨다. 처음보다 5㎝ 정도 줄여 20㎝(위 바늘)/27㎝(아래 바늘)로 다시 세팅한다. 목줄의 길이를 짧게 해서 찌의 목내림을 좀 더 쉽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찌도 좀 더 부력이 큰 것으로 교체한다.

이후 다시 월척급 떡붕어의 마릿수 입질이 이어졌고, 점심시간이 채 되기 전인 오전 11시30분쯤 드디어 기다리던 4짜급 떡붕어의 화끈한 손맛을 만끽했다.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日‘헤라붕어’토착화한 떡붕어, 토종보다 성장 빨라

떡두꺼비처럼 잘 자란다는 의미
저수지·호수 낚시미끼 반응 약해

한국의 떡붕어는 일본에서 들어온 ‘헤라붕어’가 토착화한 어종이다. 헤라붕어는 원래 시가현에 있는 일본 최대의 자연호인 비와호에만 서식하는 겡고로 붕어를 인공적으로 계통을 이어 사육하듯 기른 어종이다. 따라서 애초 헤라붕어는 잉어목 잉어과 붕어속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겡고로 붕어는 식물성 플랑크톤만 먹고 살도록 진화된 것으로 낚시 미끼는 절대 먹지 않았다. 그러다가 1905년쯤 오사카 근교의 담수어 시험장에서 어렵게 겡고로 붕어를 구해 연구 끝에 먹이습성을 교정했다. 이후 겡고로 붕어는 사람이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많고, 성장속도가 빠른 헤라붕어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헤라붕어를 양식한 곳의 이름을 따서 ‘가와치 붕어’라 불렸으나 이후 그 모양이 편평해서 ‘히라(平) 붕어’라 불리다가 나중에는 주둥이가 밥주걱처럼 생겼다고 해서 헤라붕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송소석의 중층낚시’·2000년 강마을 刊)

헤라붕어는 한국의 토종붕어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마치 떡두꺼비처럼 쑥쑥 자란다고 해서 한국에서는 헤라붕어를 ‘떡붕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관서와 관동 등 여러 곳에서 헤라붕어를 양식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헤라붕어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중층낚시터에 방류되고 있는 월척급 이상 대형 떡붕어는 대부분 양식한 것으로, 당찬 손맛을 보여준다.

반면에 한국에는 떡붕어 양식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지금 유료낚시터에서 낚이는 떡붕어는 대부분 저수지나 호수 등 자연지에서 잡히는 것을 이식한 것이다. 다만 유료낚시터의 떡붕어가 낚시꾼의 미끼에 잘 적응돼 있다면 대형 저수지나 호수의 떡붕어는 비교적 낚시미끼에 빠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두 바늘 콩알낚시 떡밥 배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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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 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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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밥을 달 때는 바늘 귀 부분을 잘 눌러줘야 목적 수심층까지 떡밥이 잘 내려간다.

① 라이어 400㏄
② 당고노 소코츠리 100㏄
③ 물 370㏄로 숙성
④ 게이후 100㏄
⑤ 아사타나 잇본 100㏄
⑥ 교베라 100㏄
⑦ 잘 섞어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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