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학생, 무기 관심 많던 외톨이”

  • 입력 2018-10-19 00:00  |  수정 2018-10-19
■ 크림반도 총격·폭발 사건 ‘20명 사망·50여명 부상’
용의자 자살로 동기 파악 어려워
내성적 성격에 장학금 받은적도
정치테러보단 개인적 범행 가닥
“총격 학생, 무기 관심 많던 외톨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동부 항구도시 케르치의 한 기술대학에서 17일 10대 재학생이 폭발과 총격 사건을 일으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문제의 학생은 범행 후 자살했으며 테러를 저지른 동기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당국이 밝혔다. 사진은 이날 이 대학 담 옆에 희생자들을 애도해 꽃송이들이 놓인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 동부 항구도시 케르치의 한 기술대학에서 17일(현지시각) 발생한 총격·폭발 사건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범행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20명이 목숨을 잃고 50여 명이 부상한 이번 사건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테러보다 문제 학생의 개인적 범행일 가능성이 커졌다.

사건 직후엔 러시아의 크림병합에 반대하는 세력의 고의적 테러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사건 용의자가 이 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18세 학생 블라디슬라프 로슬랴코프로 파악됐다"면서 “그는 자살했으며 총상을 입은 그의 시신이 학교 시설 가운데 한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용의자가 총을 들고 학교로 들어오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면서 그가 동료 학생들을 사살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던 수사위원회는 이후 다중 살해로 범행 성격을 수정했다.

현지 일간 노바야 가제타 등에 따르면 용의자 로슬랴코프는 이날 2교시가 끝난 정오께 학교에 와 건물 2층으로 올라간 뒤 동료 학생들에게 사냥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그는 이후 1층으로 내려와 구내식당에서 사제 폭탄을 터뜨렸고 뒤이어 다시 2층 도서관으로 올라가 자살했다.

구내식당 폭발 뒤에도 그가 계속해 도망하는 학생들을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가방에선 터지지 않은 다른 폭발물이 발견됐다. 그는 심리 검사까지 받고 지난달 초 정식으로 사냥총 소지 허가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입학해 올해 졸업 학년인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로슬랴코프가 충격적 범행을 저지른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크림공화국 정부 수장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학교에선 용의자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고 범죄에 연루된 적도 없으며 장학금도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동료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로슬랴코프는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내성적 성격으로 3년 동안 칼을 갖고 등교하는 등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에선 무기가 합법화돼 있다는 말을 하거나 테러에 관해서도 얘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선 당시 2명의 재학생이 교내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자살하면서 가해자들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목숨을 잃고 24명이 부상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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