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투성이 아파트 임시승인 웬말이냐”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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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9 07:24  |  수정 2018-10-19 07:24  |  발행일 2018-10-19 제7면
구미 옥계동 세영리첼 아파트
천장서 물 떨어지고 곰팡이 펴
화재감지 시스템 오류도 심각
입주 예정자‘보수후 승인’촉구
“하자 투성이 아파트 임시승인 웬말이냐”
18일 구미 옥계동 세영리첼 아파트 입주민 김모씨가 심한 누수를 보이고 있는 안방 천장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구미] 3년 전 구미 옥계동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열린 아파트 사전 점검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파트 단지에 하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벽은 군데군데 금이 가 누수가 심했고, 썩은 냄새도 진동했다. 지상주차장도 배수가 안돼 물이 가득찼다. 집 내부도 하자투성이였다. 천장에선 물이 뚝뚝 떨어져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A씨를 가장 불안하게 한 것은 안전과 관련된 시설이었다. 이 아파트는 최고 36층 높이로 전 가구에 대피실(2㎡)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대피실 방화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 A씨 집뿐만 아니라 상당수 가구에 이 같은 하자가 발생했다. 화재감지 시스템도 오류가 심해 불이 나지 않은 데도 경보음이 울렸다. A씨는 “이 같은 상황이 말이 되느냐. 이런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 용기가 없다”고 말했다.

구미 옥계동 신축 아파트에서 하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입주 예정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들은 ‘완벽한 하자 보수 후 사용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18일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세영종합건설이 구미 옥계동에 짓고 있는 ‘세영리첼 아파트’(901가구)는 당초 지난 8월 말 준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준공이 미뤄졌다. 세영건설은 입주가 급한 가구를 위해 지난달 19일 구미시로부터 임시사용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열린 사전 점검에서 하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아파트는 현재 100여 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500여 가구는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입주한 100여 가구도 집 안에 물이 새는 등 각종 하자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입주 예정자 대표 B씨는 “대피실 방화문 고장·화재감지기 오작동 등 입주민 안전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소방필증이 발급되고 임시사용승인이 난 이유를 모르겠다”며 임시사용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정식 입주를 하지 않은 가운데 아파트 임시사용승인이 나면서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 중도금 이자까지 떠안게 됐다.

세영종합건설 관계자는 “소방 관련 시설은 소방감리업체의 점검 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통상 신축 아파트라도 어느 정도 하자가 발생하는 만큼 보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이미 입주 가구도 있어서 임시사용승인 취소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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