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마공원 ‘반쪽’ 안 되려면 장기전략부터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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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7   |  발행일 2018-10-17 제31면   |  수정 2018-10-17

10년 가까이 표류하던 영천경마공원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경북도·영천시·한국마사회는 지난 5일 마사회에서 경마공원 건설을 위한 사업착수 및 실시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계획안에 따르면 1천570억원이 투입되는 1단계 사업은 내년 말까지 기본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3년 1월 개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말산업 육성을 위한 지자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영천경마공원을 비롯한 관련 사업이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려면 경북도가 지금부터 치밀한 장기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말산업은 고부가가치 6차 산업이다. 1차 산업인 생산·사육에서부터 2차 산업인 마장구 설비제조, 3차 산업인 승마 관광 등으로 이어지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경주마 한 마리에 통상 수의사·조련사·관리사 등 5명이 고용될 정도로 고용창출 효과도 뛰어나다. 2016년 기준 국내 말산업 규모가 약 3조4천221억원에 이르고, 2020년에는 3조6천5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체험 승마인구도 2014년 81만1천672명에서 2017년 94만8천714명으로 늘었다. 말산업 서비스에 종사하는 인원만 1만6천여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사료·화장품·마분·스크린경마장 등 연관 산업까지 포함하면 고용인원은 2~3배 더 늘어난다.

이처럼 말산업이 경북의 발전을 견인할 주요 산업인 데도 경북도의 대응은 미지근하다. 영천경마공원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말산업 장기 마스터플랜 마련은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다. 아직 사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도 갖춰지지 않았고 인력도 태부족이다. 경마공원 업무를 맡고 있는 경북도 축산신산업계의 인원은 사무관 1명·6급 직원 2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청도 소싸움·축산관련 신사업 업무까지 보고 있어 말산업 장기비전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더구나 경마공원 사업 자체도 당초 147만5천㎡ 부지에 3천57억원을 투자해 전국 최대 규모로 건설한다는 계획에서 후퇴해 사실상 ‘반쪽사업’으로 축소됐다. 당연히 세수나 고용 등 경제적 파급효과는 예상에 한참 못 미친다.

무엇보다 영천경마장 사업이 경마에만 머물지 않고 신성장동력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향후 2차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 아울러 부가가치가 높은 연관 산업 유치도 뒤따라야 한다. 그러려면 경북도가 당장 말산업 육성 전반에 대한 장기 발전 전략부터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 사업을 지휘할 컨트롤타워도 만들어 선택과 집중 등 세부전략도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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