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국당發 범보수통합론에 “특별히 할 말 없다” 일축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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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7   |  발행일 2018-10-17 제4면   |  수정 2018-10-17
바른미래 보수 진영 반응 시큰둥
“한국당 쇄신없이 뭉치긴 힘들어”

자유한국당이 ‘보수대통합론’을 제기하며 바른미래당에 ‘추파’를 던지고 있지만, 바른미래당 내 보수 진영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문재인정부에 맞서기 위해 보수 정치권이 한데 뭉쳐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한국당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 내 보수진영 좌장격인 유승민 전 대표(대구 동구을)는 16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당발(發) 보수대통합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요즘은 국정감사 등 국회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최근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유 전 대표로선 본인의 발언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꺼려 말을 아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안에서 유 전 대표와 같은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옛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류성걸 전 의원(전 대구 동구갑 지역위원장)은 “보수가 하나 돼야 한다는 당위에 대해선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보수 분열과 궤멸의 원인을 제공했던 사람이든 집단이든, 그것을 제거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마련되는 게 우선”이라고 한국당의 인적쇄신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국민 대부분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에 의해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희국 전 의원(전 대구 중구-남구 지역위원장)은 “지금 보수가 분열된 구도로는 문재인정부와 제대로 싸우는 게 어렵다”면서 “문재인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인사들은 내년 (한국당) 전당대회 전까지 통합을 해야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는 자들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냉랭한 분위기를 감안, 정치권에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원외 보수인사들과 바른미래당 내 보수진영 인사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한국당 지도부가 ‘보수대통합’을 외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바른미래당 내 보수 성향 의원들을 상대로 한국당이 무작정 ‘한데 뭉치자’고 말한다면 폭 10m의 벼랑을 사이에 두고 뛰어 넘어오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다”면서 “그들이 밟고 넘어올 수 있는 다리를 놓아줘야 한다. 한국당의 인적쇄신을 통한 명분 제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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