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발병 주범은 ‘C형간염’…증상 없어 조기검진 필수”

  • 홍석천
  • |
  • 입력 2018-10-16 08:08  |  수정 2018-10-16 08:09  |  발행일 2018-10-16 제20면
20181016
20181016

매년 10월20일은 ‘간의 날(Liver Day)’이다. 간의 날은 대한간학회가 건강사회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간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을 하고자 제정한 날이다. 간학회는 2000년 제정한 이후 매년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한국의 간염퇴치, 현재와 미래’ ‘지방간’ ‘C형 간염’ 등 주요 간 질환에 대해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국민건강캠페인을 펼쳐왔다.

흔히 간암은 음주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간암을 일으키는 주범은 B형간염과 C형간염과 같은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간암 발생 원인 중 1위는 68.5%를 차지하는 B형간염이고, C형간염은 2위 16%로 뒤를 이었다. 많은 사람의 오해와 달리 간암에 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3.4%에 불과했다.

  성인기에 주로 감염 ‘전염성 간질환’
  만성환자 5명 중 1명 간경변 등 진행
  60세 후 간암 발병률 급격히 높아져
  간단한 혈액검사 통해 정확한 진단
  경구용 치료제로 8∼12주면 완치돼


◆경북지역, C형간염 유병률 국내 2위 기록

올해 2월 국회에서는 국가 차원의 C형간염 관리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C형간염 국가검진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해당 정책토론회에서 2015년 기준 국내 C형간염 유병률의 평균은 0.6% 수준이나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역별로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도(1.54%)였다. 또 경북이 0.96%로 C형간염 유병률이 국내 2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의 ‘C형간염 관리대책’에 따르면 2012~2014년 ‘국민 건강 영양 조사’를 통해 파악된 국내 C형간염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운데 치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한 4만5천~7만명뿐이었다. 약 80% 이상에 달하는 나머지 23만~25만5천명의 국민은 C형간염에 감염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내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CV)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 체액 등에 감염되어 나타나는 전염성 간질환이다. 따라서 손톱깎이, 면도기, 칫솔 등 개인용품을 공유해 사용하거나 오염됐거나 재사용한 주사바늘·침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시술·네일아트 등을 받은 경우, 1991년 전 장기이식이나 수혈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C형간염은 주로 성인기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절반 이상이 만성 C형간염으로 진행된다. 만성 C형간염 환자의 5명 중 1명 정도는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간경화와 간경변으로 악화되고, 간경변이 발생하면 간암 발병률이 매년 증가해 60세가 넘으면 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진다.

◆예방백신 없지만 8~12주 치료면 완치 가능

C형간염은 조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간경화, 간암 등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되기 전에 감염 여부를 인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또한 C형간염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심해 현대 의학 수준으로는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부작용이 적고 완치율이 높은 혁신적인 경구용 치료제들로 C형간염은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는 손에 꼽히는 질환 중 하나다. C형간염은 8~12주 치료면 완치가 가능하다. 이에 국내를 포함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여러 간학회의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해당 경구용 치료제를 최우선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C형간염은 완치 가능함에도 낮은 질환 인지도 때문에 조기검진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률이 증가하는 감염병 중 하나다. 게다가 현재 국가 건강검진 항목에 C형간염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질환을 진단하는 것 자체부터 큰 어려움이 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1명만 C형간염 검진을 받아본 것으로 조사되어, 90%의 국민이 평생 단 한번도 C형간염 검진을 받아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백신이 없는 C형간염은 질환을 완치하여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이 곧 예방법이다. 하지만 국가검진 항목에 C형간염이 제외되어 있으므로 스스로 본인의 감염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번쯤은 본인이 C형간염 고위험군에 포함되는지 확인해보고, C형간염 감염이 의심되면 정확히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C형간염은 병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99%이상 정확하게 진단 받을 수 있고, 약국 등에서 판매하는 구강점막 자가진단키트를 통해서도 진단이 가능하다.

C형간염은 8~12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질환 인지도가 낮아 국내 C형간염 환자 80% 이상이 본인의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