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대구 집 결국 철거수순…이상화 얼굴엔 광고전단

  • 양승진,윤관식
  • |
  • 입력 2018-10-16 07:20  |  수정 2018-10-16 10:39  |  발행일 2018-10-16 제1면
20181016
20181016
지역 민족시인을 대하는 부끄러운 자화상// 15일 외벽이 무너진 채 사실상 철거 수순을 밟고 있는 대구 중구 남산동 이육사 집터(위쪽). 이날 남구 대구시설공단 앞 버스정류장 공익 광고게시대에선 학창시절 이상화 시인의 사진 위에 각종 불법 광고물이 부착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양승진·윤관식기자

민족시인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44)의 대구 집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 대구시가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사이 아파트재개발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15일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등에 따르면 이육사는 17세(1920년) 이후 대구 중구 남산동 662-35에서 17년간 거주했다. 청년기 시절을 온전히 이곳에서 보낸 것. 이육사가 1943년 옥살이를 할 당시 주소지도 대구 남산동이었다.

하지만 이육사의 체취가 가득 밴 남산동 집이 곧 스러질 운명에 놓였다. 집터 위로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지역주택조합은 현재 아파트 사업계획승인 신청과 함께 토지매입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육사 집터는 참담한 상태다. 외벽은 붕괴되고, 벽면에는 빨간색 라커로 칠해진 ‘철거’란 글자가 흉하게 자리하고 있다. 건물 내부 곳곳엔 녹이 보이고, 세간살이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

당초 시는 2015년부터 이육사 집터 활용 방안을 고민하면서 고택복원 용역을 진행했으나 무산됐다. 1950년대 들어 개축을 한 터라 역사적 보존 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집터 복원을 검토했으나 안동에 있는 이육사 생가와 겹친다는 의견이 나와 사업추진이 제대로 안됐다”며 “집터가 재개발사업 부지 한가운데에 있어 이를 복원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 재개발 사업이 이뤄진 후 근처에 ‘이육사 공원’ 조성과 ‘이육사 시비’를 건립하고 근대골목 5코스에 편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양승진 기자

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