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철회…고집 꺾인 정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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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3 07:13  |  수정 2018-10-13 07:13  |  발행일 2018-10-13 제1면
경제동향 자료서 ‘회복세’ 결국 삭제…침체 장기화 우려 커져
9월 고용 전년比 4.5만명 증가 그쳐…30代 고용률마저 하락 반전
낙관론 접은 정부 “수출·소비 견조…투자 부진·대외불확실성 확대”

지난 9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만5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 증가폭에서 머물게 됐다. 이에 ‘경기회복세’라며 애써 고용부진 상황을 인정하지 않던 정부도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경기부진 장기화 전망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5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만5천명(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물게 됐다. 전월 증가폭(3천명)을 감안, 9월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난 것에 만족해야 할 형국이다. 더욱이 이는 추석과 폭염 해소 등에 따라 제조업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취업자 감소폭이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용률(61.2%)은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올 2월부터 8개월 내리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하락세를 지속한 이후 최장 기간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핵심 취업계층 상황을 보면 더 심각하다. 20대 고용률(58.1%)은 0.4%포인트 상승했지만 30대 고용률(75.6%)은 0.2%포인트 감소했다. 30대 고용률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9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사회적 충격이 더 컸다. 40대 고용률도 8개월째 하락세다. 30대 고용률마저 하락한 것은 인구구조와 무관하게 고용 부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실업자 수도 102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2천명 증가했다. 실업자 수는 9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또한 IMF 외환위기 여진이 강했던 1999년 6월∼2000년 3월까지 10개월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명대를 유지했던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통해 ‘경기 회복세’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정부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하고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회복세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고용지표를 의식해 공공기관을 통한 단기 일자리 확보에만 매달리지 말고, 기업 등 민간이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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