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웹 소설의 성장과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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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9 08:05  |  수정 2018-10-09 08:05  |  발행일 2018-10-09 제19면
[문화산책] 웹 소설의 성장과 미래
김휘<웹 소설 작가>

웹 소설이란 용어에 생소한 분들이 많다. 웹 소설은 웹 브라우저의 ‘웹(Web)’과 ‘소설’이 합쳐진 단어다. 하이텔 시절의 인터넷 소설을 떠올리기 쉬운데 동일시하기엔 차이점이 있다.

인터넷 소설은 웹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소설을 가리킨다. 반면 웹 소설은 웹 환경의 특수성을 감안해 만들어진 새로운 양식의 소설이다. 인터넷 소설과는 달리 웹 소설이라는 명칭 자체가 하나의 산업 갈래로 분류되고 있음은 물론 형식도 모바일에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 즉 인터넷 소설과 웹 소설은 단순한 용어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드라마도 웹 소설이 원작이었다. 이처럼 하나의 매체가 여러 매체의 유형으로 활용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는 웹 소설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미 중국에서도 그 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90억위안(약 1조4천700여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은 한국과 중국이 웹 소설을 수출하고 수입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고작 1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에 웹 소설은 산업 전반과 우리들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떻게 이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 흐름은 지속될까?

재밌게도 그 힌트를 구비문학에서 엿볼 수 있다. 구비문학이란 입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문학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단군 신화, 바리데기 공주 이야기 그리고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그 특징으로는 발화자와 청취자가 얼굴을 맞대는 형식의 구전성,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허구성, 오랜 기간 쌓 인 적층성을 들 수 있다. 여기에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통한다는 보편성까지 추가해본다. 이 덕분에 구비문학은 지금까지도 오랫동안 살아남아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

웹 소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저자와 독자의 거리가 멀었지만, 지금은 댓글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등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웹 소설 작가는 독자들의 욕망을 대리만족시켜 주는 플롯을 구성하고, 독자는 감상했던 소설과 관련된 작품들의 정보를 제공받는다. 마이너한 분야만 아니라면 작품 하나가 ‘아시아 전역에서 유통’될 수 있다. 구비문학이 판소리나 가면극 등 다양한 경로로 전파된 것처럼 웹 소설도 영상과 웹툰으로 미디어믹스되는 걸 고려하면 닮은 꼴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구비문학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선 언젠가 제대로 분석하고 싶다. 보다 깊이 파고 들다보면 웹 소설의 성장 동력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웹이 거미집이라는 뜻도 있듯 웹 소설도 거미줄처럼 쭉쭉 뻗어나가길 희망한다.김휘<웹 소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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