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아페’갈등 전유성 청도 생활 접는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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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21 07:28  |  수정 2018-09-21 07:28  |  발행일 2018-09-21 제10면
3년 간 축제조직위원장 활동
“청도군 협의없이 기획사 선정
존재감 무시당해 떠나기로 결정”
郡 “찾아가 만류·설득하기도”
‘코아페’갈등 전유성 청도 생활 접는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20일 “청도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떠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20일 “10여년간의 청도 생활을 접고 떠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북 남원의 지리산 자락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날 청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자신의 거취 논란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전씨가 갑자기 청도를 떠나겠다고 한 것은 지난 7월 초 ‘청도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이하 코아페)과 관련해 빚어진 청도군과의 갈등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그는 “군에서 기획사 선정 설명회를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듣고 군청을 찾아가 ‘왜 사전 협의도 없이 설명회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문화관광과장이 ‘그걸 우리가 보고해야 되느냐’고 하더라”면서 “이 말이 너무나 황당하고 모욕적이었다”고 말했다. 코아페 축제를 기획한 전씨는 1회 때부터 축제조직위원장을 맡아 지난해까지 (3회) 축제 전반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올해 청도군이 사전에 전씨에게 설명회 등 축제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해 이같은 사달이 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코아페 조직위원회가 유명무실해져 사실상 해체된 거나 다름없다. 위원장 자리에서도 쫓겨났다. 여태까지 청도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나의) 존재감까지 무시당하는 것 같아 더 이상 청도에 있을 명분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청도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느냐 라는 질문에 그는 “중단하고 말고 할 게 없다. 그냥 청도를 떠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코미디철가방극장 공연·개나소나콘서트·코아페·군청별빛소나타공연 등 공연·축제를 통해 청도에 코미디 붐을 일으키는 등 청도 코미디 발전의 산파역을 해왔다.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씨는 “사람들은 전유성이가 청도에 살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는데 철가방극장 공연수입이나 축제를 하면서 한 푼도 챙긴 적이 없다. 강연료·광고를 통해 번 게 전부”라며 “코미디 지망생을 길러내기 위해 사비를 털어 운영하기도 하고 극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연금보험료까지 해약할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유성이는 언제 청도를 떠날지 모르는 사람’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떠날 사람이 청도에 어릴 때부터 소원이던 벽돌집까지 짓고 살겠느냐. 청도에 11년을 살아도 그런 소문이 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씨는 철가방극장만큼은 미련을 남겨뒀다. 그는 “철가방극장은 내 분신같은 곳”이라며 “앞으로는 단원들에게 최저임금이라도 주고 공연할 수 있는 등의 조건이 수용된다면 공연을 재개할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할 말은 많지만 조용히 떠나는 게 도리다. 공무원이 다치거나 욕먹게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언론에서 ‘견해 차이’ 정도로 표현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도군 관계자는 “전씨를 찾아가 만류하고 설득까지 했지만 결국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혀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청도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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