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K 예산 홀대 공방 넘어 초당적 묘수 찾아라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09-18   |  발행일 2018-09-18 제31면   |  수정 2018-09-18

대구시와 경북도가 어제 서울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예산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는 정부 심의 과정에서 대폭 깎이거나 전혀 반영되지 못한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지원예산을 부활·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앞서 TK 인사 홀대에 이은 ‘예산 패싱’ 논란과 이를 둘러싼 여야 국회의원 간 공방이 진실게임으로 발전하면서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산 홀대론의 진위에 대한 검증은 확실하게 이뤄져야 할 일이지만 지금은 한가하게 시시비비 가리기에 골몰할 여유가 없다. 당장 명백하게 잘못 삭감된 국비 예산 항목을 우선적으로 가려내 그것을 살리는 일이 급선무고,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긴요하고도 놓쳐서는 안 되는 TK 예산 확보에 초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예산 홀대론의 실체에 대한 규명은 불필요한 논란과 공방의 재발 및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다만 여야 국회의원 간 다분히 정치적 다툼이어서는 곤란하다. 대구시·경북도가 실무 차원에서 수치에 근거해 객관적인 자료를 분석·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 SNS상으로 한국당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과 진실공방을 벌인 홍의락 민주당 의원(대구 북을)이 ‘양치기 소년’에 빗대며 TK 홀대론의 식상함을 지적했다. “연례행사처럼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엄살을 심하게 떨다가, 확정되면 성공적인 예산 확보라고 자화자찬하는 공무원들의 행태를 이제 고쳐야 한다”는 그의 비판은 새겨들어야 한다. 홍 의원의 이러한 주장이 타당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일면적 진실에 불과하다. 실제 정부 여당에서 약속한 긴급한 현안 사업예산마저 완전히 무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주민 1인당 예산을 근거로 한 TK 예산 홀대 주장도 이번 기회에 따져봄 직하다.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TK 예산의 심각한 홀대를 지적한 주호영 의원 측은 다시 ‘1인당 국민소득·부채·조세부담률 등 많은 경제지표에도 1인당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어쨌든 홀대론이든 아니면 과장된 홀대론이든 지역구 국회의원 간에 예산 공방이 벌어진 건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르지만 않는다면 바람직하다. 공방의 힘을 예산확보를 위한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

신규사업 부진으로 당초 신청 예산 규모가 적었다는 질타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국비지원 계속사업이 종료되기 전에 그에 버금갈 대형 국책사업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은 대부분 대구시·경북도의 역할에 속한다. 만시지탄에 따른 반성과 동시에 당장에는 국회로 넘어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패싱된 국비예산을 살리는 방안과 수단 강구에 시·도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겠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