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치매보듬기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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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7   |  발행일 2018-09-17 제31면   |  수정 2018-09-17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경북도의 노인 인구는 52만7천881명이고 이 가운데 11.66%인 6만2천537명이 치매환자다. 중증 치매환자는 1.93%인 1만205명으로 100명 중 2명의 노인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족들은 치매환자를 돌보느라 직장을 제대로 다니지 못할 형편에 처하기도 하고 자식 간의 갈등, 정서적 고립 등으로 동반 자살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속담 그대로 ‘긴 병에 효자 없다’의 대표적 질병이 치매다.

오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치매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가에서 제정한 법정기념일로 이날 전후 일주일은 치매극복주간으로 치매인식개선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치매국가책임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국가와 사회가 치매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254개소의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돼 있으며 운영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 또 치매전문병동,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이나 주·야간 보호시설 등도 잇따라 설립되고 있으며 중증치매노인 공공후견사업 같은 신규 사업도 추진된다. 한 대학병원 연구에 따르면 2030년이면 전체 노인인구가 1천269만명에 이르고 이 중 10%인 127만명이 치매 인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선 치매안심센터가 가족·이웃과 함께 치매환자를 보듬는 노력이 어쩌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치매환자나 전 단계인 인지 저하자가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가족과 이웃의 도움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치매보듬마을 만들기가 그 사례다. 문경의 한 농촌마을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 사업에는 지역 대학 간호과 학생들이 노인들과 사회적 가족관계를 맺은 뒤 관심을 갖고 예방프로그램이나 재활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한다. 당국에서도 치매노인들이 의료시설이나 요양시설이 아닌 마을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꾸미고 있다. 치매보듬마을 만들기 사업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가 될 수 있는 성공적인 모델이 됐으면 좋겠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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