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사회 과목과 친숙해지는 방법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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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7 07:46  |  수정 2018-09-17 07:47  |  발행일 2018-09-17 제17면
“갯벌서 조개 잡아본 아이는 밀물·썰물 다르게 느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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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이 학교에서 사회 학습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초등생들이 적잖다. 상당수 학생들이 사회를 단순 추상적으로 익혀 암기과목으로 오해한다. 현직 교사에게 아이들이 사회 과목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생활 속 노하우에 대해 들어보자.

Q. 아이들은 왜 사회 과목이 어렵고 재미없어 할까요.

A: 사회 과목을 왜 싫어하냐고 물으면 외울 것이 많아서 어렵고 재미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회 과목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사회 과목은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지리, 정치, 경제, 역사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내용이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서·여행으로 사회과목에 흥미 유발
아이와 뉴스 보며 맥락 설명하면 좋아
부모의 숙제 시범 학습역량 향상 도움



예를 들어 대구에 사는 어른들은 반월당 주변이 대구의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 중 하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이 가보았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이해하고 있어 머릿속에 반월당 주변의 백화점이나 상점, 지하철역, 교통량, 유동 인구 등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그것을 배우는 4학년 아이 중에는 반월당을 잘 모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한 번쯤은 가보았을 것이지만 그곳이 반월당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알더라도 그런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Q. 어떻게 하면 사회 과목에 흥미를 가지게 할 수 있을까요.

A: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보면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을 다음과 같이 조금 바꾸고 싶습니다. ‘인간은 아는 만큼 보일 뿐이며, 본 만큼 느낄 수 있고, 느낀 만큼 좋아하게 된다.’ 아이들이 사회 과목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은 이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회 현상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쌓게 하고 많은 경험을 시키면 수업을 통해 알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 과목을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책을 많이 읽게 합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사회 과목과 관련된 좋은 책이 많습니다. 그림과 사진을 활용해 수준 높은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구성한 책들이 많습니다. 정치, 경제와 관련한 내용을 아이들의 언어로 쉽게 서술한 책들도 많습니다. 역사 학습 만화나 위인전은 역사를 친숙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둘째,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직접적인 경험을 많이 쌓게 합니다. 박물관, 역사 유적지, 산과 해수욕장, 다른 지역의 도시 등 많은 여행지에서 보고 들은 경험들은 살아 있는 지식이 됩니다. 서해의 갯벌에서 조개를 잡아 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서해안의 밀물과 썰물에 대해 배울 때 그 느낌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셋째, 생활공간에 사회와 관련된 환경을 갖추어 줍니다. 세계지도나 우리나라 전도, 역사 연표 등을 아이의 방에 붙여주면 가만히 있다가도 무심결에 한번씩 보게 됩니다. 평소에 흥미를 가지고 자세히 봐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넷째, 가끔씩 아이와 함께 뉴스를 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많은 사회 현상을 다루고 있는 뉴스는 사회 과목을 위한 훌륭한 자료입니다. 아이들이 뉴스를 재미없어 하는 이유는 뉴스 그 자체가 흥미롭지 않을 수도 하지만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을 올려주면 국민이 행복해질 것 같은데 왜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지와 같이 부모님이 뉴스의 맥락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이들이 사회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좋은 활동이 됩니다.

Q. 사회 숙제를 도와줘야 할까요.

A: 사회 과목에 숙제가 많은 것은 사회 교과가 지식 못지않게 학습 역량을 키우는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습 역량 중 정보 활용 능력, 문제 해결력 및 의사 결정력, 창의적 사고력, 의사소통 및 협업 능력 등은 자료를 조사하고 처리하며,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습니다. 시범을 보이고 지도해야 할 사람은 학교의 선생님들이지만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방법을 설명하거나 몇 차례 활동을 시키는 것으로 역량이 길러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사회 숙제를 도와주는 것은 아이들의 사회과 학습 역량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경험입니다. 이때 부모가 모든 숙제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따라 해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배한무 대구교육대대구부설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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