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치매 수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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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04 07:51  |  수정 2018-09-04 07:51  |  발행일 2018-09-04 제20면
“치매 증상땐 당황하지 말고 뇌 CT·MRI 빨리 찍어라”
정상뇌압수두증·만성경막하혈종·양성뇌종양
기억력장애·요실금·정신착란 등 특징적 증상
난치성 치매로 단정해 검사·치료 포기 말아야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뇌수술은 비교적 간단
[전문의에게 듣는다] 치매 수술 치료
김성호 영남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치매.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의 질까지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질환이다. 치매의 상당수는 진행성 질환으로 계속 진행하지만, 일부는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가 가능한 치매 중 특히 신경외과수술로 치료가 되는 경우는 정상뇌압수두증, 만성경막하혈종, 양성 뇌종양 등이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치매 수술 치료

◆정상뇌압수두증

기억력장애, 특히 최근 기억, 일반적인 정신운동기능의 퇴행, 보행장애, 긴박성 요실금 등이 정상뇌압수두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뇌지주막하출혈, 외상, 뇌수술, 뇌막염, 척수종양, 뇌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나 특별한 원인 없이 노화 현상으로 초래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경우 다른 난치성 치매와 감별이 쉽지 않다.

어떤 경우에는 가장 나중에 보행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보행장애의 양상도 최근 몇 차례 넘어진 적이 있는 경우부터 걸음을 못 걷거나 설 수조차 없는 심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인지기능저하도 최근 일에 대한 경한 기억장애부터 사고와 정신활동의 심한 둔화, 심지어는 심한 집중곤란까지 다양하다. 요실금의 특징은 요의(오줌이 마려운 느낌)를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참지 못해 화장실에 가기 전에 싸버리거나 자주 화장실을 가야 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CT나 MRI상 뇌실 확장 소견이 있으며, 이들 증상을 보이면 진단이 가능하다. 조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치료 예후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뇌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MRI를 조기에 시행하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형적인 심인성 정상뇌압수두증의 양상을 보이지 않고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대뇌위축 소견과 비슷하게 보이면 요추천자검사를 실시해 증상의 호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수술 결정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요추천자검사는 뇌척수액을 30~50cc 뽑아 보아 2~3시간 후 임상증상이 좋아져 12~36시간 정도 지속되면 양성으로 판정을 할 수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증상과 이와 동반된 뇌실 확장 소견이다. 현재 검증된 치료는 션트수술이다. 대표적인 션트수술이 뇌실-복강 단락술이다. 간혹 교통성 수두증의 경우에는 뇌에 직접 손상을 가하지 않고 수술이 가능한 요추강-복강 단락술이 이용되기도 한다. 션트수술의 성공률은 70~90% 정도다. 수술 후 뇌실의 크기에는 변화가 없어도 증상의 호전이 있을 수 있고, 증상의 호전은 보행장애와 요실금에 비해 인지기능이 천천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경막하혈종

경미한 두부외상 후 약 3주 이상이 경과된 후 머리가 점점 아파오거나 정신이 흐릿해지고, 사지 혹은 한쪽 팔다리의 힘이 약해지면 만성경막하혈종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경막하혈종 대부분이 외상이 원인이지만 절반정도에서는 두부외상의 병력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주 경미한 외상이어서 환자가 자신이 외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만성 알코올중독자, 간 질환자, 출혈성 소인이 있는 환자, 항혈소판제제나 항응고제 복용 환자 등에서 잘 올 수 있다. 이 질환의 특징은 대개 노년층에 많이 발생하고, 외상 후 증상발현까지의 기간이 일정하지 않으며, 고유증상이나 징후가 없어 뇌졸중(중풍), 노인성 치매, 정신병 등으로 오진하기가 쉽다.

초기증상으로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두통, 경도의 반신마비, 유두부종, 심부건반사 항진, 바빈스키 징후 양성 등의 소견을 보인다. 노년층이나 알코올중독자에서는 정신착란이나 기억력장애가 주 증상으로 보일 수 있으며, 특히 혈종(장기나 조직 속에 몇 ㎖ 이상이 출혈해 한 곳에 혈액이 괸 상태)이 좌측 대뇌반구에 있을 때는 언어장애를 나타내기도 한다.

병이 진행돼 두개강내압이 상승하게 되면 점차 의식이 혼미해지고, 동공이 커지면서 반신마비가 심해진다. 이때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전신마비가 오면서 사망하게 된다.

중요한 진단방법은 CT 혹은 MRI 촬영이다. CT상에는 대개 저밀도, 등밀도 혹은 혼합밀도음영의 경막하 출혈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15 또는 20%의 경우에서는 대뇌반구 양측에 혈종이 생길 수 있는데, 등밀도의 양측성 출혈의 경우는 반드시 조영증강을 해야만 혈종을 진단할 수 있다. 약물로는 치료되지 않으므로 뇌손상에 수반되는 후유증을 줄이려면 조기에 진단해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은 대체로 간단하며 흔히 사용하는 수술방법은 천두술(특수한 추를 사용하여 두개(頭蓋)에 작은 구멍을 뚫는 조작)로 혈종이 가장 두텁게 생긴 부위에 1개 또는 2개의 구멍을 내어 도관을 삽입해 수일간 서서히 자연배액을 시키는 방법이다. 양측에 혈종이 있는 경우는 양측을 모두 수술해야 한다. 혈종이 굳어 딱딱해져 배액이 안되거나 천두술 후에도 반복적으로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개두술과 피막제거술을 해야 한다. 수술 후 예후는 수술 당시의 의식 상태나 신경손상에 비례하므로 중풍·치매 등의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고 조기에 수술 받는 것이 좋다. 수술 후 간혹 재발하는 경우가 있고 약 10%에서는 간질발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수술 후에도 신경외과 전문의의 추적관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양성 뇌종양

마지막으로 양성 뇌종양이 전두부에 발생한 경우도 종양이 서서히 자라는 고령 환자에게는 두개강 내 공간에 여유가 있어 뇌압상승 증상이 일찍 오지 않고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개 수술이 용이하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치매로 단정하여 검사와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가족 중에 누군가 치매 증상을 보이면 당황하지 말고 먼저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조기에 뇌 CT나 MRI를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뇌압수두증, 만성경막하혈종, 양성 뇌종양 세 가지의 경우 모두 뇌수술이 비교적 간단하여 조기에 발견만 되면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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