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 스님 10개월만에 퇴진…조계종 勢대결 본격화 조짐

  • 입력 2018-08-22 07:28  |  수정 2018-08-22 07:28  |  발행일 2018-08-22 제11면
오늘 불신임 인준 앞서 전격결정
주류측 “종헌종법의 틀 안에서”
비주류측 “근본적인 개혁하라”
차기권력·주도권 싸움 치열할 듯
설정 스님 10개월만에 퇴진…조계종 勢대결 본격화 조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은처자 의혹 등으로 종단 안팎의 사퇴 압력을 받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결국 퇴진했다. 설정 스님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마지막 소회를 밝힌 뒤 수덕사로 떠남으로써 10개월 만에 총무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조계종은 설정 스님의 퇴진 여부와 퇴진 시점 등을 놓고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설정 스님은 지난 16일 조계종 사상 초유의 총무원장 불신임안 가결 이후 22일 원로회의 인준을 앞두고 스스로 퇴진하는 길을 택했다.

일단 설정 스님이 물러남으로써 차기 권력과 개혁의 주도권을 향한 종단 주류 및 비주류 세력의 대결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 세력은 현재 틀 안에서 종헌종법대로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계종 종헌종법에 따르면 총무원장 사퇴 시 60일 이내에 총무원장 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 중앙종회의 임기는 오는 11월 초까지이며, 10월에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다. 향후 60일 이내에 총무원장을 선출할 경우 현 체제에서 선거가 이뤄지는 셈이다.

조계종은 이날 총무원장 권한대행 진우 스님 명의의 특별담화문을 내고 “종단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종도 여러분께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원칙은 종헌종법 질서에 따른 종단의 안정과 화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단이 처한 문제의 원인이 우리 공동체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그 결과 국민 여러분께서 출가 수행자에게 바라던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내리고 있음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한국불교와 종단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응원을 부탁했다.

비주류권에서는 설정 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뽑은 현 중앙종회 등에도 책임이 있다며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 중앙종회를 해산하고 비상혁신기구를 구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로회의에서 중앙종회 해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26일 열릴 전국승려대회에서 개혁방안을 결의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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