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0자 읽기] 보도블록은 죄가 없다…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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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8   |  발행일 2018-08-18 제20면   |  수정 2018-08-18
20180818

●보도블록은 죄가 없다

박대근 지음/ 픽셀하우스/ 266쪽/ 1만6천원

예산 낭비와 부실 시공의 대명사로 불리는 ‘보도블록’. 보도블록을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손가락질을 하곤 했다. 하지만 보도블록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보도블록 연구원인 저자는 편리성과 기능만을 따진다면 보도에도 아스팔트를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지보수 문제 때문에 보도블록을 설치했다고 부연 설명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보도블록은 환경 친화성이 좋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고도 말한다.


●보수주의란 무엇인가

우노 시게키 지음/ 류애림 옮김/ 연암서가/ 236쪽/ 1만5천원

이 책은 18세기 보수주의의 기원에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보수주의를 결산한다. 버크, T.S.엘리엇,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러셀 커크 등의 사상가와 미국의 신자유주의, 리버테리언, 네오콘 그리고 나아가서는 마루야마 마사오와 후쿠다 쓰네아리 등을 통해 보수주의 전반과 일본의 보수주의에 대해 논한다.


●폭염사회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홍경탁 옮김/ 글항아리/ 472쪽/ 2만2천원

소리와 형체 없이 다가와 우리의 목숨을 빼앗고 있는 폭염을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비극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책이다. 사회학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치명적인 폭염에 의한 죽음을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비극의 관점에서 접근, 정치적 실패로 규명한다. 폭염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전적으로 몸이 약하고, 나이가 많고, 쓸쓸한, 혼자서 더위를 견뎌야 했던 이들이었다. 희생자들의 거주지는 하나같이 사회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아파트나 싸구려 호텔들이었다. 오랜 기간 조사하며 이 사안을 깊숙이 파고든 저자는 폭염에 의한 사망이 사회 불평등 문제라고 진단 내린다.


●번안 사회

백욱인 지음/ 휴머니스트/ 364쪽/ 1만9천원

‘번안’이라는 키워드로 한국 근대사를 분석한 책이다. 급격한 사회 변동기나 바깥으로부터의 문화가 심하게 몰려올 때 배경과 형태를 수용자에게 맞게 바꾸는 번안 작업은 활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번안에 번안을 거듭하는 이중 번안은 대체로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채 모방물을 모방하기 때문에 정체 불명의 번안물을 양산한다. 한국 근대화 시기 번안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이 책은 1930년대 식민지와 1960년대 근대화의 현장을 오가며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번안의 흔적을 살펴본다. 패션·음식·주거·도시환경 등의 일생생활의 영역에서 시작해 소설·만화·미술·음악 등의 문화까지 모든 삶의 영역에서 나온 번안의 역사를 다룬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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