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입시 개편안 분석과 전망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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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8 07:19  |  수정 2018-08-18 07:19  |  발행일 2018-08-18 제3면
선택과목 늘어나 부담…수능 유리한 과목 쏠림 우려
20180818

이번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많다. 논의 내용에 비해 결론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어정쩡한 개편안이라는 것. 진보와 보수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갈등은 향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 입시틀을 크게 흔들지 않음으로써 고교·대학·입시학원 모두 부족하지만 큰 불만도 없는 개편안이라는 평가다.

◆상위권 대학 영향 클 듯

수능전형 30% 권고는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큰 주요 상위권 대학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최상위권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적다. 교과 등급에 의한 정량평가로는 학교 간, 지역 간 학력 격차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입시(2019학년도)에서도 상위 15개 대학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이 7.4%에 불과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이 44.2%를 차지한다. 정시는 28%다.

대교협에서 발표한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하면 정시 수능위주 전형 선발 비율이 서울대 20.4%, 연세대 27.0%, 고려대 16.2%, 이화여대 20.6%, 서강대 33.1%, 성균관대 31.0%, 한양대 29.4%, 중앙대 25.4%다. 2022학년도 입시부터는 정시모집 전체 선발 비율이 수시에서 이월된 인원까지 포함하면 35∼40%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대학, 학생부교과 30% 선발
지금보다 학생모집 불리하지 않아
특목고 등 대구 수성학군은 유리
제2외국어 선택학생 학습 부담커



학생부교과전형 비중이 30%를 넘는 대학은 정시 30%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대구·경북지역 대부분 대학은 이미 수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0% 이상을 뽑고 있기 때문에 정시 30%를 지키지 않아도 돼 현재보다 학생모집에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일현 지성학원 이사장은 “특목고, 자사고, 서울 강남학군, 대구 수성학군 등은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그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수능과목 쏠림 현상 우려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이 과목들을 선택하는 학생의 학습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상대평가에서는 원점수 35점(50점 만점)도 1등급이 될 수 있지만, 한국사 방식의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난이도에 관계 없이 무조건 40점 이상을 받아야 1등급을 받으니 학습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수준 이하의 문제를 출제하면 제2외국어 무용론이 제기될 것이다.

수능 과목 구조는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국어·수학 경우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있고, 탐구영역은 17개 과목 중에서 2과목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어 특정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아주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는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선택이 많을 것이고, 과학은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선택이 많은 반면, 과학 Ⅱ는 아주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선택과목 수가 많기 때문에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와 응시인원 차이 등으로 생기는 유·불리 문제가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 일부 대학의 자연계 모집단위에서 탐구영역 중 과학Ⅰ 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은 수험생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특정 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지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고교현장 부작용 우려

이번 입시개편안에 대해 고교 현장에서는 많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부교과나 수능은 정량(상대)평가다. 수능이나 내신을 상대평가하면 절대평가와 고교체계 개편,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와 고교학점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2015개정교육과정을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다. 학생은 수능에 도움이 되는 과목과 내신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쏠릴 것이기 때문에 학교 교과과정이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입시제도가 고교 교육 정상화에 장애가 되는 꼴이다.

한편 EBS 연계율 축소(70→50%)로 사교육 출판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참고서와 부교재시장이 EBS교재로 인해 상당히 위축돼 있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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