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철 동물 활동량 늘리기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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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6   |  발행일 2018-08-16 제23면   |  수정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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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힘든 것은 동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동물은 아쿠아리스트의 ‘동물행동 풍부화’를 통해 무더운 대구의 여름에도 시원하게 생활하고 있다. 동물행동 풍부화란 동물이 야생에서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자연스러운 습성을 지켜주는 모든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아쿠아리움에 살고 있는 많은 동물 중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의 경우 행동 풍부화를 위해 아쿠아리스트가 공처럼 동그란 모양의 ‘얼음 볼’을 제작한다. 얼음 볼 속에는 수달의 먹이인 오이, 새우, 닭고기를 넣어 둔다. 수조 속으로 얼음 볼을 넣어 주면 호기심을 참지 못한 작은발톱수달이 관심을 보이며 다가온다. 처음에는 얼음 볼 사용법을 몰라 툭툭 건드리기만 하는데 안에 먹이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물속에서 얼음 볼을 굴려 녹인 후 안에 들어 있는 먹이를 꺼내 먹는다. 새우 등 가장 좋아하는 먹이를 먼저 먹은 후 배가 부르면 남은 먹이를 가지고 물속에서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본 일반인은 힘들게 얼음 볼을 제작하지 말고 먹기 쉽게 먹이와 얼음을 따로 주면 되지 않느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바로 동물행동 풍부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사람이 매일 같은 환경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면 지겨운 것처럼 동물도 마찬가지다. 수달은 직접 얼음 볼을 굴리고 먹이를 꺼내 먹는 과정을 새로운 놀이로 인식한다. 이 과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활동량을 늘려 더욱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동물행동 풍부화는 집에서 기르는 반려동물에게도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습성을 파악한 후 새로운 장난감이나 장소 등을 제공해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것도 동물행동 풍부화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여름에는 반려동물도 다른 계절보다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아쿠아리스트의 방법처럼 시원한 얼음을 이용해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권광인<얼라이브 아쿠아리움 대구 선임 아쿠아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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