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 파업發 대구의료 악순환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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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6 07:19  |  수정 2018-08-16 07:19  |  발행일 2018-08-16 제1면
대가대 파행에 他병원 외래 급증…동산병원 전산교체 겹쳐 적체 심화
시민 불편·의료진 업무 부담 가중…입원환자 심층진료 차질도 우려

대구가톨릭대병원 파업이 22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진료 파행의 여파가 다른 종합병원으로 번지고 있다. 15일 지역 의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대가대병원은 필수유지 인력만 남겨둔 상태로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 3천명의 외래환자는 한동안 거의 받지 못했으며, 750명에 이르던 입원환자는 중증환자를 제외하고 절반 이하인 300명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 13일 대가대병원이 외래환자 접수 재개에 들어가 숨통을 틔우는가 했지만 이번엔 계명대동산병원이 이날부터 전산시스템 교체를 이유로 하루 평균 3천명에 달하는 외래환자 예약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이로 인해 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파티마병원 등으로 외래환자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대가대병원 파업 이후 외래환자가 10% 정도 늘어났다. 3천명 내외이던 하루 외래환자 수가 지난 7일에는 3천7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영남대병원과 파티마병원도 대가대병원 파업 전과 비교해 외래환자 수가 15~20% 늘어난 상태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대가대병원 파업과 동산병원 전산시스템 교체가 방학 등 계절적 요인과 겹치면서 다른 병원 등의 의료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외래환자뿐만이 아니다. 심층진료가 필요한 입원환자나 치료에 시간적 제약이 있는 응급환자도 동시에 증가하면서 병원들의 진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0일간 경북대병원의 평균 입원환자 수는 845명이나 됐다. 이는 770병상인 입원실 수용한계치를 10%가량 초과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응급실 사정은 더 심각하다. 칠곡경북대병원의 응급실 환자 수는 대가대병원 파업을 전후해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증했고, 영남대병원과 경북대병원(삼덕동)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입원실이 부족하면 응급환자가 응급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본격적인 처치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면서 “이는 환자 불편뿐만 아니라 의사 등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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