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의 어머니’로 임청각 10번째 독립유공자 서훈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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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5 07:11  |  수정 2018-08-15 07:11  |  발행일 2018-08-15 제2면
■ ‘건국훈장 애족장’ 허은 지사
臨政 초대국무령 이상룡의 손부
독립투사 의식주 해결 숨은 공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부 허은(許銀, 1907∼97) 지사에게 만주에서 국가독립을 위해 노력한 공적이 인정되어 15일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허 지사는 임청각 가문 출신의 10번째 독립유공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허 지사는 한말 의병장 왕산 허위 선생의 종질인 일창 허발과 어머니 영천이씨의 3남1녀 가운데 외동딸로 태어났다. 두 살 때 왕산 선생의 순국으로 수난을 겪다가 여덟 살 때인 1915년 부모를 따라 서간도로 망명했다. 17세에 석주 이상룡 선생의 손자인 이병화 선생과 결혼했다.

당시 시가는 서간도에서 석주 선생을 중심으로 경학사·한족회·신흥무관학교 한족회·서로군정서 등 항일투쟁을 위한 단체를 조직 운영하는 데 앞장서고 있었다. 시가는 항상 독립운동가들의 회의 장소로 쓰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동삼·이청천·황학수 유림 등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길이 빛나는 인물은 물론 만주를 거쳐간 많은 독립투사의 의식주 해결에 허은 지사의 공이 숨어 있다. 혁명동지인 시할아버지 이상룡, 시아버지 이준형, 남편 이병화 선생의 뒤에는 항상 허 지사의 뒷바라지가 있었다고 한다.

허 지사는 광복 후에도 독립투쟁의 후유증이 남아 6남2녀 가운데 위로 4남1녀를 저세상으로 먼저 보내야 했고, 아들과 외동딸이 고아원에 보내지는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생활고를 이겨가며 자녀와 손자손녀들을 돌보며 무너지지 않고 임청각을 지켜냈다.

말년에 독립운동회고록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의 바람소리가’라는 수기를 출판해 독립투쟁 때 의식주에 대한 생활사를 촘촘히 담아냈다. 그동안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 실생활들을 사실적으로 기록해 항일 운동사를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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