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명쾌한 ‘내 멋대로 고민상담’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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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1   |  발행일 2018-08-11 제16면   |  수정 2018-08-11
살아, 눈부시게!
단순 명쾌한 ‘내 멋대로 고민상담’
김보통 지음/ 위즈덤하우스/ 384쪽/ 1만6천원

고독이, 미묘, 노골이가 등장한다. ‘고독이’는 이런저런 곤란에도 뚜벅뚜벅 나아가는 강아지고, ‘미묘’는 뚜렷하지 않고 묘한 대답을 해주는 고양이다. 노골이는 음흉한 표정으로 노골적인 대답을 해 주지만 밉지 않은 너구리다.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가 얹혀진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시니컬하게 툭 건네는 위로의 말에 씩 미소짓게 된다. 단순명쾌한 답변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인상적이다. ‘나의 말뿐인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라는 부제가 잘 어울린다. 그야말로 작가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이다. 촌철살인같은 한 문장 밑에 작은 글씨로 작가 자신의 경험 등을 담은 짤막한 에세이를 덧붙였다. 나름 위로와 충고의 ‘근거’인 셈이다.

작가는 ‘의지가 너무 약해요. 어떻게 하죠? 특히 먹는 걸 못 참겠어요’라는 고민 상담에 “이미 당신은 의지가 강한 사람입니다. 먹고 싶다는 의지가”라고 답한다. 에세이로는 ‘제 만화 아만자를 사면 치킨 사 먹을 돈이 없는 관계로 살이 빠진다’고 이야기한다. 연애편도 재미있다. 작가는 ‘여자가 고백해도 괜찮을까요’라는 물음에 “사람이 해도 괜찮은 일 중에 여자가 해서 안되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응원에도 작가만의 방식이 적용된다. 작가는 ‘하루하루 버티기가 너무 지치면 어떡하냐’는 하소연에 처음 “도망쳐”라고 말한 다음 “비겁해서 싫어? 무책임한 것 같아?”라고 되묻는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작전상 후퇴해”라고 건넨다.

책 제목인 ‘살아, 눈부시게!’는 작가의 데뷔작 ‘아만자’ 속 말기암 환자가 세상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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