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의 편지에서 배우는 소통법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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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1   |  발행일 2018-08-11 제16면   |  수정 2018-08-11
정조처럼 소통하라
대가들의 편지에서 배우는 소통법
정창권 지음/ 사우/ 268쪽/ 3만5천원

정적마저 내 편으로 만든 정조의 비밀 편지, 상사를 감동시킨 이순신의 휴가 요청서, 남편을 변화시킨 강정일당의 쪽지 편지, 존경받는 아버지 연암 박지원이 아들에게 쓴 편지 등. 이 책은 정조, 이순신, 박지원, 정약용, 이황, 명성황후, 선조 등 다양한 신분과 직업을 가진 12명의 편지를 통해 옛 사람들이 어떤 태도와 방식으로 소통했는지를 보여준다. 소통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이들의 편지 속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소중한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

저자는 각 인물의 캐릭터를 살려 ‘스토리텔링형 글쓰기’로 흥미진진하게 소통과 불통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물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되살려낸 덕분에 독자는 역사 속 인물에 감정이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의 본질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 어머니이자 아내로서는 어떻게 소통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조의 편지에서는 ‘껄껄’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이는 한자어 ‘가가(呵呵)’를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요즘 우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자주 쓰는 ‘ㅋㅋ’과 같은 것이다. 말하자면 정조는 이미 18세기 후반에 오늘날의 카카오톡과 같은 ‘가가오톡’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정조는 비밀을 지키지 않은 심환지를 질책하면서 ‘이 떡을 먹고 이 말을 말아라’라는 말이나 ‘경은 과연 생각 없는 늙은이라 하겠다’ 같은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하기도 했다. 신하들과 소통함에 있어서 왕의 권위를 내려놓고 아주 솔직하게 얘기했던 것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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