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웹툰을 활용한 OSMU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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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8 07:41  |  수정 2018-09-21 10:23  |  발행일 2018-08-08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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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웃는얼굴아트센터 공연기획>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가 써 내려갈 흥행 기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개봉한 1편은 1천400만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를 기록하였고, 이번에 개봉한 2편은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명량’보다 더 빠른 속도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극장가를 장악했다.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의 ‘쌍천만’이라는 기록에 대한 기대는 점점 현실로 바뀌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원 소스 멀티 유스(OSMU-One Source Multi Use)’의 우수 사례이기 때문이다. OSMU는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분야나 장르로 확장하여 적은 추가비용으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지면서 많이 보편화되고 있다. OSMU는 캐릭터 상품판매 같은 기본적인 활용을 시작으로 책,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나가는데 끝없는 확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업이 있다.

OSMU를 통해 소수의 사람들만 즐겨 서브 컬처로 분류되던 웹툰 콘텐츠들이 대중문화로 확장되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식객’과 ‘타짜’를 비롯해 ‘신과 함께’ ‘내부자들’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끼’ 등 수많은 영화들이 웹툰을 토대로 제작되었는데 흥행 성적도 좋은 편이라 앞으로도 다양한 웹툰들이 영화화할 것으로 보인다. TV에서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많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데 얼마 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난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비롯해 지금 방송되고 있는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신과 함께’는 천만 관객이 주는 상징성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끈다. 천만관객은 20~60대 전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아야 가능한 흥행 성적이기에 젊은 층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는 웹툰도 모든 세대에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생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콘텐츠의 확장뿐 아니라 웹툰이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까지 달라지게 하기 충분하다.

웹툰을 활용한 OSMU는 공연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신과 함께’뿐만 아니라 ‘은밀하게 위대하게’ ‘찌질의 역사’ ‘무한동력’ ‘위대한 개츠비’ 등 많은 웹툰이 뮤지컬로 제작되어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웹툰에서 검증된 스토리라 하더라도 뮤지컬의 특성상 음악이 좋지 않으면 관객에게 외면받기 쉬운데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와 음악으로 창작극의 한계를 극복하며 별다른 스타마케팅 없이 흥행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다.

OSMU를 통한 다양한 소재의 공연들이 제작되어 위축되고 있는 창작뮤지컬시장에도 활기를 불어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허정무 <웃는얼굴아트센터 공연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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