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푸는 놋그릇서 발견한‘대구시장 허흡’문구

  • 채건기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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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8   |  발행일 2018-08-08 제11면   |  수정 2019-01-14
“대구 1800년전부터 유기 생산 많아
지역 방짜유기 우수성 알리려면
향토사 연구·발굴에 관심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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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때 묻은 노모의 놋그릇. 그릇 밑면에 ‘증 대구시장 허흡’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필자의 노모가 쌀독에서 쌀을 퍼낼 때 사용하는 손때 묻은 놋그릇이 있다. 그릇을 잘 들여다보면 특이한 것은 그릇의 밑면에 ‘증 대구시장 허흡’이라고 정으로 새겨 넣은 문구가 있다는 것이다.

선친이 공산면사무소 근무할 때 받은 것이라고 한다. 그릇에 이름이 쓰인 허흡(許洽)은 민선 4기(1954년 10월5일~ 1958년 10월4일) 대구시장을 지냈는데, 그의 집안은 독립지사를 많이 배출한 명문가다.

대구에는 유기(鍮器) 공장이 많았다지만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다. 서유구의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남아있는 기록을 보면, 1800년 이전부터 대구에서 유기를 많이 생산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정확한 기록과 발굴 조사가 필요한데, 중구 남산동에 유기 공방이 있었다는 것이 구전으로 전해 온다. 경북지역에서는 대구가 생산량이 제일 많았다고 한다.

대구 방짜유기박물관의 이호 학예사는 이 그릇에 대해 “만든 시기를 가늠할 수 있고, ‘대구’라는 명문과 대구시장의 이름까지 있어 기념할 만한 유기”라고 평했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유산인 방짜유기를 전승 보존하고 그 우수성을 알리려면, 대구의 향토사 연구와 자료 발굴에도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래된 놋그릇 하나가 많은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해준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4@daum.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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