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진 원장의 건강백세] 잠 못 드는 고통, 불면증

  • 홍석천
  • |
  • 입력 2018-08-07 07:54  |  수정 2018-09-21 11:31  |  발행일 2018-08-07 제19면
20180807

걱정을 베개 삼아 잠 못 이루는 밤은 가장 잔인한 형벌이다. 조선의 세조는 ‘수양숙부 살려주시오’라는 단종의 목소리가 밤마다 들려 엄청난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았다. 무소불위의 임금에게도 불면의 벽은 감옥의 창살만큼이나 높았던 모양이다.

불면증(不眠症)은 잠들기 힘들거나 잠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또는 너무 일찍 깨어나 다시 잠들 수 없든지 충분이 잤는데도 상쾌하지 않은 경우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잠은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에너지를 재충전해준다. 그래서 잠이 보약이자 장수의 비결이다. 잠의 중요성은 잘 알겠는데 왜 잠들기가 힘들까. 경제문제, 건강문제, 결혼, 가족, 학업, 직장, 대인관계 등 수면을 방해하는 일상의 요인은 차고 넘친다. 감당하기 힘든 문제나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멜라토닌)의 결핍은 생체리듬을 깨뜨리는데, 그 중 수면리듬이 가장 먼저 무너지면서 불면증이 찾아온다.

잠을 설치면 두통·건망증·의욕저하·식욕저하·체중감소·피로는 물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차라리 죽는 편이 더 쉽겠다는 생각까지도 들게 한다.

불면증 치료의 관건 중 첫째는 ‘원인제거’다. 모든 질병치료가 그러하듯 근본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해 제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둘째는 수면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환자들은 잠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하지만 잠을 쫓아갈수록 좌절감만 더 커지면서 불면의 블랙홀로 더욱 깊숙이 빠져든다. 고은 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오히려 가능한 한 오랫동안 깨어 있도록 노력하면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어느새 꿀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셋째는 포기할 줄 아는 지혜다. 때로는 포기보다 더 현명한 선택은 없다. 세상살이 자체가 구부득고(求不得苦)가 아니던가. 얻고자 하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따라서 오지 않는 잠, 골치 아픈 돈 문제, 꼬인 인간관계 등에 지지부진하게 끌려 다니지 말고 과감히 포기해보라. 불면증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될 것이다.

수면식치(睡眠食治)에 도움 되는 식품은 양파, 상추, 시금치, 호박, 죽순, 바나나, 우유 등이다. 처방에 널리 애용되는 약재로는 산조인, 원지, 용안육, 석창포, 감국, 백자인, 죽여, 대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차로 끓여 마셔도 좋다. 침구(鍼灸)치료에 주로 쓰이는 혈(穴)은 백회, 사신총, 대추, 예풍, 견우, 견정, 신문, 내관, 신맥, 조해혈 등이다.

그밖에 눈썹을 반복해서 쓰다듬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성의료재단 영남요양병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