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에 눈 화상 조심하세요…휴가·여행지서 주의해야 할 눈질환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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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7 07:51  |  수정 2018-08-07 07:51  |  발행일 2018-08-07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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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무더위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여름은 강한 자외선뿐만 아니라 바다와 수영장, 물놀이시설 등 눈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환경에 쉽게 노출되는 계절이다. 휴가지와 여행지에서 주의해야 할 안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여러 안질환을 불러일으키는 자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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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은 눈의 노화를 빠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물과 모래 같이 반사체가 있는 휴가지나 고도가 높은 산행에서는 눈에 노출되는 자외선의 양이 많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외선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UVA(Ultraviolet A)는 파장이 가장 긴 자외선으로 생활 자외선이라고도 불린다. UVB보다 양이 10배에서 100배 정도 더 많고 파장도 길다. UVB(Ultraviolet B)는 중간 길이의 자외선이다. UVC(Ultraviolet C)는 길이가 짧은 자외선이다.

이 중 파장의 길이가 가장 짧은 UVC는 오존층에서 차단되지만, UVA와 UVB는 눈에 직접 도달한다.

자외선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UVA는 각막을 넘어 수정체, 망막까지 깊숙이 침투해 안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대표적인 질환이 백내장과 황반변성이다.

눈이 자외선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수정체 단백질의 변성을 초래해 단백질을 굳게 만들고, 수정체 색소를 변성시켜 백내장을 일으킨다.

누네안과병원 최철명 원장은 “나이가 들면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수정체가 굳어지면서 혼탁해지는데, 이때 투명도를 잃은 수정체가 더 많은 자외선을 흡수해 백내장을 가속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활성산소를 과하게 생성해 노화를 가속시키는데, 이는 대표적 실명질환인 황반변성까지 유발할 수 있어 치명적이다.


물·모래 등 반사체로 자외선 과다노출
UVA 파장은 각막 넘어 망막까지 침투
백내장·황반변성 유발 심할 경우 실명

UVB에 오래 노출 땐 화상인 광각막염
통증과 함께 눈부심·눈물흘림 등 증상
선글라스 착용땐 자외선 99% 차단효과
녹내장 환자 스테로이드제 사용땐 악화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직선이 구불구불하게 휘어 보이며, 더 진행되면 시야의 중심이 암점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된다.

치료법으로는 주사치료가 대중화돼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광역학 레이저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오랜 UVB 노출은 피부처럼 눈에도 화상을 입힐 수 있다. 이를 광각막염이라 하는데 통증과 함께 눈부심, 눈물흘림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대부분 자연스레 치유되지만 이후 재발될 우려도 있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자외선으로 인한 대표적인 각·결막 질환으로 ‘검열반’과 ‘익상편’을 들 수 있다. 검열반이란 눈 흰자위에 약간 볼록하게 솟은 노란색 덩어리가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안약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익상편은 흰자위에 변형되거나 증식된 결막 조직이 검은 동자 쪽으로 침범하는 형태로, 자라는 모양이 날개처럼 보여 ‘군날개’라고도 불린다. 특히 장시간 햇빛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고 재발률도 높아 마찬가지로 예방이 중요하다. 생활에 불편을 일으킬 정도로 익상편이 커졌을 때는 간단한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UV마크 있는 선글라스 착용해야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글라스 착용이다. 모자 착용은 눈에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을 50%만 차단해 줄 수 있지만, 선글라스는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할 수 있다.

선글라스 구매 시에는 ‘UV400’ 마크가 있는 자외선 차단 제품을 골라야 한다.

장시간 외부 활동에 나설 때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UV400 마크가 있는 유아 선글라스를 착용시키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공이 크고 수정체가 맑아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정도가 더 많기 때문이다.

선글라스 렌즈의 농도는 75~80%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가 적당하다.

최철명 원장은 “렌즈 색의 농도가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외선 차단율이 낮고 너무 짙은 색의 렌즈는 오히려 동공을 크게 해 자외선을 더 많이 유입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선글라스를 쓰는 장소나 목적에 따라 렌즈 색을 골라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회색 렌즈는 자연색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비교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착용할 수 있다.

녹색 렌즈는 눈을 편하게 해주므로 한 곳을 오랫동안 주시해야 하는 운전이나 낚시를 할 때 쓰면 좋다.

황색, 갈색 계열의 렌즈는 빛을 흩어지게 하는 청색광을 흡수하고 차단하여 선명한 시야를 제공하므로 바닷가나 레저 스포츠, 등산 등을 할 때 쓰기 적절하다.

청색광은 망막의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도 하므로 황반변성 환자 역시 황색 계열의 렌즈를 쓰는 것이 좋다.

한편 유아는 녹색, 파란색, 빨간색 등 색상 왜곡이 심한 짙은 원색의 렌즈는 피해야 한다.

◆녹내장 환자는 스테로이드제제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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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명(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원장)

여름철 땀이나 햇빛 노출 등으로 땀띠나 햇빛 알레르기도 흔히 발병한다. 이때 치료를 위해 얼굴 주변에 바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복용약을 처방해 주기도 하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은 자칫 녹내장을 악화시키거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눈에는 방수라는 액체가 순환되는데 스테로이드 성분은 방수가 빠져나가는 섬유주의 구조를 변형시켜 정상적인 방수의 배출을 방해한다.

방수가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으면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최철명 원장은 “녹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나 망막이 약해 안압 상승 위험이 일반인보다 큰 고도근시 환자라면 스테로이드 약을 사용하기 전 전문의와 상의 후 사용 여부 및 적정 사용량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또 외부 활동 시에는 땀띠나 햇빛 알레르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최철명(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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