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름휴가 음식점 선택 기준은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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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2 00:00  |  수정 2018-09-21
20180802

 

언제부터인가 여행의 목적이 보는 것에서 먹는 것으로 변화한 듯하다. 우리는 떠나기 전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과 꼭 맛보아야 할 것들에 대한 정보를 ‘맛집 검색 앱’을 통해 수집하면서 설렌다. 무엇이든지 ‘빨리빨리’ 해야 하는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는 30년된 전통 있는 음식점이거나 독특한 빵 맛을 보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근 소위 ‘먹방’으로 인해 ‘먹으러 다니는 여행’ 방법도 다양해지는 듯하다. ‘개그우먼 이영자’의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점 소개로 목적지에 가기 전까지의 또 다른 먹는 즐거움을 계획하게 했다.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미우새’에서는 백령도 지역의 냉면집을 다니면서 ‘백령도 냉면’의 육수 맛을 비교하는 여행을 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서 최고의 맛집을 찾아보는 여행도 가능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뜻밖에 만난 배탈은 남은 일정을 모두 포기하게 되는 복병이 된다. 지금처럼 장마가 끝나고 덥고 습기 찬 날씨일 때는 세균이 급격하게 자란다. 특히 하루 종일 덥고 습한 열기가 가득한 주방에서는 사계절 내내 식중독균이 잘 자라는 환경이 된다.
 

식중독균은 시간이 지날수록 곱절로 증식하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끓인 음식이라고 괜찮은 것이 아니다. 조리도구를 생(生)재료용과 조리용으로 구분해 사용하지 않으면 식중독균이 조리된 음식으로 오염될 수 있으며, 이런 교차오염으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점에서의 적절한 시설과 위생적인 조리방법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우리는 내가 먹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위생적으로 만든 음식인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점의 위생 수준에 따라 ‘매우우수, 우수, 좋음’으로 나누고, 그 등급을 지정해주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음식물의 재사용 유무, 종사자 건강검진, 재료의 유통기한 준수, 조리장의 방충굛방서 실시, 어류굛육류굛채소류 전용 칼 및 도마 구분 사용, 살균굛소독제 등의 별도 보관 및 관리, 식재료를 바닥에서 이격시켜 보관, 튀김용 기름의 산가관리, 조리종사자의 위생모 착용 등 위생에 대한 72개 항목을 평가해 지정한다.
 

이렇게 위생등급을 받은 음식점이라면 위생관리는 물론 맛을 내기 위한 정성도 당연히 보장될 것이다. 1년에 한 번 기분 좋은 여름휴가가 식중독으로 망치지 않으려면 위생적인 음식점을 찾아가는 현명한 여행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남지운(경일대 식품산업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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