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프리카’ 대구, 항구적 폭염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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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3   |  발행일 2018-07-23 제31면   |  수정 2018-07-23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는 대구의 폭염을 묘사한 조어다. 전국 최강의 더위 도시란 함의를 제대로 녹여냈다. 한데 이제 더 이상 대프리카란 말이 낯설지 않다. 적어도 대구에선 여름 폭염이 상수(常數)가 된 까닭이다. 열대야 일수로도 다른 도시를 압도한다. 대구의 열대야 일수는 1994년 37일, 2013년 36일 등 30일이 넘는 경우가 허다했다. 21일에도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8℃까지 치솟았다.

물론 여름 폭염이 대구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22일 현재 전국에서 956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명이 숨졌다.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기로 정한 것은 의미 있는 조치다. 현행 재난안전법상 자연재난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가뭄,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화산활동 및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발생하는 재해를 의미한다. 폭염은 자연재난에서 제외돼 있다.

폭염에 적극 대비하지 않으면 인명 피해는 물론 작업효율 저하 등 사회적·경제적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의 전반적 폭염 대책은 답보 상태다. 현재 하루 최고기온이 35℃ 이상이고, 열지수 41℃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 경보, 33℃ 이상에는 폭염 주의보를 내린다. 하지만 폭염 대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폭염 연구 및 폭염산업 육성엔 손을 놓고 있다. 에너지·방수재·쿨텍스 등 폭염 관련 산업을 정책적으로 키워야 한다. 폭염도시 대구는 폭염 완화제품의 ‘테스트 베드’로 적합해 폭염산업 육성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스팔트에 기능성 도료를 칠하면 적외선을 100% 반사해 지면 온도를 크게 낮출 수 있고, 옥상에 흰색 방수재를 바르면 열섬 현상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체계적 폭염 대책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가로수를 더 많이 심고 도심 녹지대를 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온열환자는 물론 가축·양식장에 대한 폭염 대응책 역시 보다 촘촘해져야 한다.

아울러 폭염축제나 치맥축제 같은 폭염을 내세운 마케팅도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대구의 폭염 대책은 여느 도시와는 달라야 한다. 대구시장의 쪽방촌 점검 정도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대프리카’에 걸맞은 항구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에서도 의미 있고 구체적인 폭염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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