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차 관세폭탄 현실화땐 ‘최악 상황’ 맞을 수도

  • 입력 2018-07-23 07:12  |  수정 2018-07-23 07:12  |  발행일 2018-07-23 제3면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해도 부정적인 대내외 여건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수입차 ‘관세 폭탄’까지 현실화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차 수출량은 122만2천528대로 1년 전보다 7.5%나 줄어 2009년(93만9천72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산차 수출량은 2015년 상반기부터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상반기 기준으로 4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출과 내수 부진이 겹치자 국내 자동차 생산량 역시 최근 8년래 가장 적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생산량(상용차 포함)은 200만4천744대로 작년 상반기(216만2천548대)보다 7.3% 감소했다. 이는 2010년 상반기(209만9천557대) 이후 최저 기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암초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이다. 만일 25%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자동차 253만194대 중 미국으로 건너간 물량은 84만5천319대(33%)에 달했다. 현재 수출가격은 평균 1만4천500달러 선으로,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단가가 평균 3천달러 올라 채산성을 맞출 수 없게 된다. 이는 결국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약화로 판매가 감소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완성차업체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을 줄이고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야 하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이 내우외환을 겪다 보니 최근 현대·기아차의 1, 2차 협력사가 부도를 낸 것도 업계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은 매출 감소에 대규모 리콜 비용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로 지난달 산업은행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했고, 2차 협력사인 에나인더스트리도 최근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 곳에 달하는 1∼3차 협력사 중 2곳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아직 크게 불안해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해 이것이 줄도산으로 이어진다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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