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쉼표, 이야기 따라 포항여행] ⑥ 형산강 에코생태탐방로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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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7   |  발행일 2018-07-17 제14면   |  수정 2018-08-21
철새 구경 더 생생하게…레저는 더 여유롭게…‘형산강의 선물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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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생태전망대//포항 남구 연일읍 중명리에 자리한 에코생태전망대의 모습. 전망대에는 철새전시실과 증강현실 영상관, 철새 탐조시설이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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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 모양 철제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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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망대 철새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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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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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 철새 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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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 형산강변 일원에 자리한 형산강 에코생태탐방로가 포항시민의 새로운 휴식처로 주목받고 있다. 탐방로는 연일읍 중명리 일원에서 연일대교 사이의 형산강변을 아우르는 걷기길로 철새 등 조류의 생태를 관찰하기에 훌륭하다. 또한 산책 및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돼 있으며, 넓은 수변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각종 레저를 즐기기에 좋다. 2021년 연일읍 유강리와 중명리를 잇는 인도교가 완공되면 더 많은 포항시민이 형산강이 선사하는 자연의 정취를 만끽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즈 6편에서는 ‘포항의 젖줄’ 형산강의 새로운 명물로 조성 중인 형산강 에코생태탐방로에 대해 다룬다.

#1. 황포돛배 닮은 에코생태전망대

형산강 에코생태탐방로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연일읍 중명리에 자리한 에코생태전망대다. 포항외곽순환도로 중명교차로에서 연일읍으로 빠져나오자마자 나타나는 로터리 앞에 전망대가 자리해 있다.

전망대 앞으로는 형산강이 유유히 흐른다. 형산강은 우리나라에서 동해로 흘러드는 강 중에 가장 길며 60여㎞의 길이를 자랑한다. 형산강은 그동안 경주와 포항 일원의 농토를 비옥하게 만드는 등 지역민들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해 왔다. 지금도 형산강물은 포항시민의 주요 식수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공업용으로도 공급되면서 포항의 산업발전을 돕고 있다.


▶잘 정비된 시설
에코생태전망대 돛대조형물 눈길
연일대교 방향 자전거도로 완비
친수레저파크 등 시설 조성 예정
탐방로 수변공간 장미원도 갖춰

▶조류들의 천국
바닷물-민물 만나는 기수지역
90여종 2만9천여마리 새 서식
탐방로 걷는내내 새 관찰 가능
청둥오리 등 박제 전시실 운영



전망대에서는 형산강의 이름이 유래된 장소도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서쪽 경주 방향을 바라보면 형산강을 중심으로 서로 마주보는 나지막한 산이 2개 있다. 7번 국도 유강터널이 통과하는 오른쪽의 산이 동생산인 ‘제산(弟山)’이며, 맞은편의 산이 형산강의 이름이 유래된 형님산 ‘형산(兄山)’이다.

전망대의 모습은 과거 하부조장터를 드나들었던 황포돛배를 닮았다. 1780년대에서 1905년에 이르기까지 연일읍 중명리 일원에는 전국적 규모의 장시(場市)가 섰다. ‘하부조장’이라는 이름의 시장에서는 전국 각지의 수산물과 소금, 농산물 등이 활발히 거래됐다. 수많은 상인과 물자가 드나들었던 영광을 기억하려는 듯 돛을 활짝 펼친 모양의 돛대 조형물이 전망대 중앙부에 우뚝 서 있다.

#2. 희귀조류의 안식처

전망대 1층에는 철새전시실과 증강현실 영상관이 자리해 있다. 철새전시실에는 형산강을 찾는 각종 조류의 박제가 전시돼 있다. 참새와 갈매기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부터 청둥오리 등 겨울철새의 박제가 자리해 있다. 증강현실전시관에서는 철새를 주제로 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형산강은 철새를 비롯한 각종 조류의 천국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90여종 2만9천여마리의 새가 형산강에 기대어 살고 있다. 특히 탐방로가 지나는 형산강 하류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이어서 물고기 등 새들의 먹이가 되는 동식물이 풍부하다. 동해안이나 일본으로 가는 철새들이 형산강 유역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기력을 보충한 뒤 일본으로 날아간다.

한겨울에는 희귀조류인 흰꼬리수리와 검은머리갈매기, 흑기러기, 큰기러기 등을 목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수달과 삵의 배설물까지 발견되는 등 형산강 주변은 포항지역 자연생태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다.

전망대 건물 입구의 통로를 오르면 망원경 등 철새 탐조시설이 갖춰진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 주변이 탁트여 있어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형산강 상류 방향으로 경주시 강동면이 어렴풋이 보이고, 앞으로는 형산강과 아파트촌이 눈에 들어온다. 시선을 하류로 돌리면 효자동의 신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연일대교 너머 포항철강산단이 손에 잡힐 듯 어른거린다. 전망대에서는 망원경으로 형산강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강 중심부의 모래톱에서 쉬거나 먹이활동 중인 각종 새들의 생생한 모습을 확대해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망원경의 상하 움직임이 제한돼 있어 강 건너 아파트 주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를 주제로 한 전망대답게 환경에 신경쓴 모습도 눈에 띈다. 전망대 주변의 가로등에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설비가 설치돼 있다. 전망대 동편으로는 작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광장 한편에 자리한 하트 모양의 철제조형물은 방문객들의 사진포인트로 인기가 좋다. 광장 옆 나무데크에서는 벤치에 앉아 강변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3. 자연과 역사를 담은 휴식처

전망대에서 연일대교 방향으로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으며 각종 운동기구가 자리해 있다. 산책로 주변으로 키작은 나무가 줄지어 심겨 있는데, 세월이 지나면 짙은 녹음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도로의 경우 아스팔트로 포장돼 있다. 편안하면서도 빠른 라이딩을 즐기기에 좋다. 산책로에는 시(詩)가 적힌 팻말들이 서 있다. 강변의 정취와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감성을 북돋워준다.

연일대교 방항으로 계속 걷다보면 지게꾼과 소 조형물이 눈에 띈다. 조형물 앞에는 ‘연일부조장터문화축제’라고 적힌 반원형 간판이 서 있다. 번성했던 옛 장시를 기억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포항시민들은 매년 옛 부조장터의 명성을 기리고 지역민의 화합을 위해 정기적으로 축제를 열고 있다.

탐방로에는 시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포항시는 남구 연일읍 형산강변 8천㎡ 부지에 친수레저파크를 조성한다. 오는 10월 착공예정인 친수레저파크에는 60억원이 투입되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수영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연일대교 인근 9천500㎡ 부지에는 90억원을 들여 신부조장터공원을 조성한다. 내달 착공예정인 신부조장터공원에는 각종 물산이 드나들었던 부조장터의 모습이 재현될 예정이다. 상인들이 오갔던 보부상길도 함께 조성된다.

연일대교를 건너면 탐방로의 북쪽 구간이다. 남쪽 구간보다 수변공간은 좁지만 걷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대규모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과 접해 있어 키피 등 음료를 즐기기에 좋고 탐방로를 찾는 시민의 수도 많은 편이다. 또한 탐방로 내에 자리한 형산강장미원에서는 각양각색의 장미를 감상할 수 있어 길을 걷는 재미는 배가 된다.

탐방로를 걷는 내내 새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굳이 전망대가 아니더라도 형산강변 일원은 새의 생태를 엿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은 물론 철새가 드문 여름철에도 새들은 형산강 곳곳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용히 하는 것 정도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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