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리플레이스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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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6   |  발행일 2018-07-16 제31면   |  수정 2018-07-16

골프에서 규칙에 따라 주워 올린 공을 본래 자리에 놓는 일을 리플레이스라고 한다. 혹은 낡고 새로운 것을 대체할 때나 사물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일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최근 문경지역 농촌마을에 ‘리플레이스’ ‘다카포’ ‘디자인스위치’라는 팀의 청년들이 자리를 잡고 살기 시작했다.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꾸미고 피크닉 카페도 운영할 예정으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1∼5명이 한 팀인 이들의 움직임은 청년을 농촌으로 되돌려 놓는 리플레이스 작업인 것이다.

전통 한옥마을인 문경시 산양면 현리에 뿌리를 내리려는 리플레이스 팀은 경북도의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정책의 대상자로 선정돼 올봄 이곳에 발을 내디뎠다. 이달 말 문을 열 예정인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화수헌’으로 문경시가 기존 한옥을 정비하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리플레이스 팀이 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이들은 산양면의 서원과 주암정이나 농청대 등 선조들의 흔적을 연결하는 소풍 길을 만들어 체험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1명이 운영하는 다카포라는 청년카페는 현리 인근 마을의 옛 금융조합 사택을 활용한 곳으로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로 음식메뉴를 개발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해 주민과 관광객의 상생을 도모하는 꿈을 추진하고 있다. 2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디자인스위치는 점촌시내에 자리 잡고 ‘견훤’을 모티브로 한 역사적 콘텐츠 발굴과 관광자원 개발을 시작했다. 이 팀은 이미 지난 3월 문경시가 주관한 제8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 CI 공모전에 당선되기도 했다. 곧 컬러링북이나 보드게임 등 아트상품을 시판할 예정이다.

이 청년들의 앞날이 기대되는 것은 리플레이스 팀원은 2명이 벌써 부부가 됐고 다카포 운영자를 이들이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농촌에 온 청년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치고 정착의 가능성을 높인 데다 다른 도시청년을 부르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들은 또 다른 청년들을 농촌으로 이끌 작업도 하고 있다. 농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청년들이 문경이라는 농촌에 젊음의 활기가 넘쳐 흐르게 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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